"연이은 비리로 국민께 실망과 충격 안겨 죄송"

▲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청렴서약식에서 김수남 검찰총장이 '스폰서 의혹' 김형준 부장검사가 구속 되는 등 연이은 검찰 비리와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남 검찰총장이 '스폰서'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형준 부장검사 사건 등 검찰 현직 간부들의 잇단 법조비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고 30일 밝혔다.

김 총장이 현직 검사의 비리 문제로 사과하는 건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지난 7월 진경준 전 검사장이 김정주 NXC 대표로부터 넥슨 주식 뇌물과 차량 등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을 당시에도 확대간부회의 등을 통해 사과한 바 있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대검찰청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청렴서약식'에 참석해 "최근 일부 구성원의 연이은 비리로 정의로운 검찰을 바라는 국민들께 실망과 충격을 안겼다. 검찰의 명예도 바닥에 떨어졌다"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청렴서약식은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을 맞아 청렴 결의를 다지고 청탁금지법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김 총장은 "많은 국민들은 검찰이 그 누구보다 정의롭고 청렴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스스로도 우리 내부의 청렴도를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고서는 검찰이 제대로 설 수 없다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정과 청렴은 바로 우리 검찰조직의 존립 기반"이라며 "공정하지 않으면 옳은 판단을 할 수 없고, 청렴하지 않으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김영란법 시행과 관련해서도 "(검찰) 스스로 이 법을 철저히 지키고, 법집행에 있어서도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총장은 후한시대 형주자사 양진(楊震)이 밤에 은밀히 사례금을 제공받게 되자, '하늘이 알고(天知) 신이 알고(神知) 내가 알고(我知) 그대가 안다(子知)'며 거절한 '사지(四知)’의 고사를 인용하기도 했다.

김 총장은 "세상에 비밀은 없다. 비밀이 없어서 청렴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청렴해야 업무를 공정하게 수행할 수 있다"며 "검찰 업무에서부터 개인적인 사교·접촉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점검해 이 법에 저촉될 우려가 있는 부분은 스스로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당발'식의 불필요한 교류는 자제하고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소통이 필요한 사람들과는 투명하고 당당하게 교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해야 할 일이 많고, 또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도 있다"며 "원칙에 따라 업무를 공정하게 처리한다면 국민의 신뢰도 회복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열린 청렴서약식은 대검찰청 전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렴 선서, 청렴 서약서 제출 순서로 진행됐다. 대검찰청을 포함한 전국 64개청에서도 검사 및 수사관 등 전직원 1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일제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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