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선거조작 등 이슈마다 공방…트럼프 '불복' 시사

▲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9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상대로 마지막 3차 TV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미국 대선을 21일 앞둔 지난 19일에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3차 TV토론에서 만났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이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네바다 대학에서 열렸다. 앞선 토론에 비해 정책 위주 논의가 이뤄지긴 했지만 두 후보 사이 가시돋힌 말들이 계속 오갔다.

두 후보는 2차 때와 마찬가지로 악수 없이 토론을 시작했다. 토론 도중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가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북한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었다.

트럼프는 이번 토론에서 11월 8일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받아들이겠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 때가서 얘기하겠다"고 답했다. 선거조작설을 제기해 온 그의 대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트럼프는 "부패한 언론"이 유권자들의 올바른 투표 행위를 저해하고 있다며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 스캔들에 휘말린 클린턴의 대선 출마가 허용된 것만으로도 선거 시스템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은 "이는 그가 대통령 일을 할 능력이 없음을 보여줄 뿐"이라며 "그는 민주주의를 폄하하고 깔보고 있다. 주요 양당 후보 중 하나가 저런 사람이라는 사실에 간담이 서늘하다"고 대꾸했다.

트럼프는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논란은 클린턴 진영의 모함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 얘기들은 완전히 가짜"라며 "난 이 여성들을 모른다. 그(클린턴)의 선거캠프가 한 일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이에 "도널드는 여성을 비하하면 자신이 커보인다고 생각한다. 이런 취급을 당하는 느낌이 어떤지 모르는 여성들은 없을 것"이라며 성추문 논란은 트럼프의 됨됨이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해외 정부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클린턴 재단을 '범죄 집단'이라고 부르며 클린턴을 압박했다. 클린턴은 특혜는 없었다며 "기꺼이 클린턴 재단에 관해 얘기하겠다"고 일축했다.

두 후보는 정책을 놓고도 사사건건 대립했다. 트럼프는 "미국은 더 이상 사우디 아라비아, 일본, 독일, 한국을 방어하는 일을 감당할 수 없다"며 동맹국 무임 승차론을 거듭 제기했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국제사회 미국의 역할 축소 주장에 대해 "미국은 동맹을 통해 평화를 지켜 왔다"며 "도널드는 우리 동맹을 파기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지지 입장을 번복했다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난 지금 이를 반대한다. 선거 이후로도 대통령이 돼도 반대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민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트럼프는 "난 장벽을 건설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장벽이 필요하다"며 클린턴은 불법 이민자를 사면하고 난민과 테러 세력에 대해 국경을 개방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클린턴은 국경 안보의 우선순위는 무차별 이민자 추방이 아니라 범죄자 단속이라고 설명했다. 또 불법 이민자들이 시민권을 취득할 길을 열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또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미국 대선 개입 시도를 돕고 있다며 그를 '꼭두각시'라고 칭했다. 트럼프는 푸틴은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총기 규제와 낙태 등에 관해서도 찬반으로 나뉘었다. 시리아, 이라크 문제와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방안을 놓고도 책임 공방을 벌였다.

부채와 세금 문제에 대해 클린턴은 부자 증세, 사회복지 기금 확충을 약속했다. 대대적 감세와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 철폐를 공언한 트럼프는 클린턴을 "고약한(nasty) 여자"라고 비아냥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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