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중요 사안…북한 결재 여부가 핵심"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린 제3회 사람사는세상 영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새누리당이 '송민순 회고록' 관련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해명에 대해 "본질을 흐린 해명"이라고 지난 23일 밝혔다.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문 전 대표가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장이었는데 대북 관련 과정을 모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다 책임져야 하는 자리인데 기억이 안 난다는 것은 믿을 수가 없다"고 문 전 대표의 해명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 결심 관련 보고를 받고, 대변인도 부릴 수 있는 위치"라며 "연설기획비서관이었던 김경수는 알고 비서실장은 모르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문 전 대표의 해명은 본질을 흐리려는 것 같다. 기억이 나느냐, 안 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외교적 중요 사안에 대해 북한 결재를 받았다는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염동열 수석대변인도 "당시 중심에 있었던 사람이 기억이 안 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다른 사람의 기억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본인 기억으로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염 대변인은 "당시 상황으로 봤을 때 비서실장이 장외에 있었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여러 가지 증언이나 기록들로 봐서도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해명을 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그는 "문 전 대표는 자신의 문제에 대해 철저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데 일단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심산"이라며 "당당하게 진실을 고백하고 국민과 역사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염 대변인은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을 문 전 대표는 '기억이 없다', '침묵'으로 왜곡시키고 있다. 또 인권, 평화에도 아무런 당당함이나 소신조차 없다보니 북한 독재정권의 결재를 받고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처참한 북한동포의 인권유린 실태를 외면하고도 아무 죄책감조차 없이 책임 회피만 하며 남 탓 공세만 열중하고 있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이 와중에 민주당은 회고록에 대한 고발은 하지 않고 이를 인용해 진실을 고백하라고 촉구한 우리당 지도부를 고발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였다"며 "회고록에 뺨 맞고 새누리당에 눈 흘긴 비겁한 태도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후 논평을 통해서도 "온 국민이, 심지어 야권에서도 대북결재 사건의 진실을 밝히라고 했더니 하늘을 우러러 크게 부끄러운 행동만 보이며 진실 뒤에 숨어 있다가, 일부 지지 세력만 자극하고 선동하는 궤변들을 늘어놓은 것"이라고 힐난했다.

염 대변인은 아울러 "본인 잘못엔 아무런 반성도 없이 진실 규명을 위한 어떤 객관적 자료나 증언을 내놓지도 않으면서 박근혜 정권의 마지막은 비극으로 끝날 것이라는 악담과 저주를 퍼붓는 문 전 대표에게서 지도자의 자질을 찾는 것이야말로 끝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회고록의 '이구동성으로 왜 이미 결정된 사항을 자꾸 문제 삼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는 기술을 들어 '기권'은 이미 결정됐었고, 송 전 장관은 이를 뒤집으려 문제를 삼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기억나지 않는다' 답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한 것이 도대체 뭐냐. 저는 어떤 공격이나 시비가 붙어도 두렵지 않다. 거리낄 게 없으니 정직하게 말하고, 사실대로 얘기하고 있다"며 "회의 결론이 기권이었다는 것만 기억날 뿐 제가 처음에 찬성을 주장했었다는 사실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제게 유리한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정직하게 그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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