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는 3배…자녀 일감몰아주기 지적
한진→태광→한국타이어→두산→한화 順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 사진=뉴시스

[일간투데이 이은실 기자] 국내 대기업 그룹 오너 일가 자녀세대가 지분을 많이 가진 기업의 내부거래비중(계열사 의존도)이 부모세대 지분이 많은 회사들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상장 계열사는 자녀세대 소유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이 부모세대 지배 회사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이는 대기업들이 원활한 경영 승계를 위해 자녀들이 소유한 상장·비상장사에 매출과 이익을 몰아주는 일감몰아주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룹별로는 한진의 자녀세대 기업의 계열사 의존도가 73.6%로 가장 높았고 이어 태광과 한국타이어, 두산, 한화 순이었다.

26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계열사 중 지난 6월 30일 기준 오너일가의 지분율 20% 이상(상장기업은 30% 이상)인 기업들의 지난해 계열사 의존도를 비교한 결과, 부모세대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기업의 계열사 의존도는 10.7%, 자녀세대가 지분을 가진 계열사는 20.4%로 집계됐다.

자녀세대 소유 회사의 계열사 의존도가 부모세대 소유 회사보다 2배 가량 높았다. 자녀세대 지배 회사들의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공정위는 지난해 2월부터 총수일가 지분이 30%가 넘는 계열회사(비상장회사는 20%)에 대해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하고 있다.

신규지정으로 내부거래를 알 수 없는 하림과 한국투자금융, 중흥건설, 셀트리온, 삼천리, 금호석유화학, 카카오 등 7개 그룹은 이번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

오너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상장기업의 경우 부모세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계열사 의존도는 20.9%, 자녀세대가 소유한 기업은 13.6%로 부모세대 소유기업의 의존도가 더 컸다. 부모세대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상장사 11곳, 비상장사 67곳 등이다.

반면, 오너일가 지분이 20% 이상인 비상장기업 중 부모세대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회사의 계열사 의존도는 7.4%인데 비해 자녀세대 소유 기업은 25.5%로 3배 이상 많았다. 자녀세대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상장사 9곳, 비상장사 72곳으로 집계됐다.

자녀세대 지분 보유 기업의 계열사 의존도는 한진그룹(1개사)이 73.6%로 가장 높았다. 유니컨버스라는 비상장사는 한진가 자녀들이 9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태광그룹 5개 비상장사가 59.2%로 두 번째로 높았고, 한국타이어 8개사(상장 1개사·비상장 7개사)가 58.9%로 세 번째였다.

이어 두산그룹(비상장 3개사) 58.1%, 한화(비상장 1개사) 53.3%, GS그룹(비상장 8개사) 49.6%, 하이트진로(비상장 1개사) 33.2%, CJ(비상장 3개사) 29.4% 등의 순이었다.

부모세대가 지분을 가진 회사의 계열사 의존도는 효성그룹(비상장 2개사)이 93.4%로 가장 높았고, LG그룹(상장 1개사) 60.9%, CJ그룹(상장 1개사·비상장 2개사) 58.2%이 뒤를 이었다.

이어 SK그룹(상장 1개사) 54.3%, 현대그룹(비상장 3개사) 45.7%, GS그룹(상장 1개사·비상장 8개사) 44.4%, 아모레퍼시픽(상장 1개사) 38.4% 등의 순이었다.

자녀세대 지분이 많은 기업 중 계열사 의존도가 100%인 기업은 두산그룹 소속 네오홀딩스와 한국타이어그룹 신양관광개발 2곳이었다.

두산그룹 일가 28명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는 네오홀딩스는 부모세대가 18.1%, 자녀들이 46.1%를 보유 중이다. 신양관광개발은 한국타이어 오너가 4남매가 지분 100%를 나눠갖고 있다.

이어 GS그룹 보헌개발(99.2%·자녀 지분 100%)과 한국타이어 MK테크놀로지(97.5%·자녀 지분 49.9%), CJ그룹 씨앤아이레저산업(94.4%·자녀 지분 57.9%), 영풍그룹 영풍개발(93.8%·자녀지분 33.0%), 효성그룹 공덕개발(89.7%·자녀 지분 50.0%), 한국타이어 엠프론티어(87.1%·자녀 지분 60.0%) 순으로 계열사 의존도가 높았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