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객 20% 축소…中 불합리한 저가여행 정돈 지침
화장품, 현지 사업 확대 나설 듯…면세점, 엎친데 덮친 격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중국 정부가 '불합리한 저가여행 정돈' 지침을 발표했다는 소식에 중국 인바운드(방한 중국인) 매출이 상당한 면세점, 화장품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그동안 영향력이 컸던 단체 관광객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중국 현지 공략이나 개별 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에 대한 고민을 더이상 미룰 수 없게됐다.
이에 중국인 관광객 매출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은 영향력 점검에 나섰다. 그러나 지금 당장 중국인 관광객 수가 줄어든 것도 아니고 해당 규제가 어떤 식으로 이행될 지 가늠이 힘들어 관망하는 분위기다.
LG생활건강은 전날 중국 현지 법인과 긴급하게 대책을 논의했지만 일단 추이를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현지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온라인몰에서도 판매하고 있기때문에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도 중국인 관광객 규제와 관련, 현재 상세한 내용을 파악 중이지만, 아직 뾰족한 대책은 찾지 못했다. 면세점 업계도 단체관광객수 감소는 불가피하겠지만 아직까지 타격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나마 화장품 업계는 현지 사업을 꾸준이 전개해왔고 지속적으로 고민해왔기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와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5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 내에서 올 2분기 기준 325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후'에 이어 '숨'이 올해 4월 첫 매장을 내며 중국 매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외에 잇츠스킨과 토니모리 등 후발주자들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중국 생산공장 설립에 나섰고, 네이처리퍼블릭도 중국 내륙지방에 진출해 내달 매장을 추가할 예정이다.
키움증권 이희재 연구원은 "화장품이 면세점 채널과 중국 매출 성장 이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며 "면세점 채널은 내년부터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어 중국 현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는 등 해외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면세점이다. 현재 운영 중인 서울 시내면세점만 9개에 달하며, 내년에는 13개로 늘어난다. 이번 중국의 여행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개별관광객의 비중이 60% 수준이라고 해도, 다수의 사업자가 한정된 파이를 나눠먹는 식이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졌는데도 시내면세점이 확대돼 우려가 크다"며 "최근 개별 관광객이 20~30대 젊은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활성하는 방향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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