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맡기면 윗사람이 안 본다” 감각·능력 인정받아
80년 공직 입문…기재부 차관보·특허청장 등 역임

[일간투데이 김희은 기자] 외교부 산하 정부기관인 국제협력단(KOICA) 감사로 이수원(61·사진) 전 특허청장이 지난 9월 취임했다.

KOICA는 정부 차원에서 개발도상국가를 대상으로 대외무상협력사업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해외봉사단 파견 및 해외재난 긴급 구호, 개발도상국 경제발전 지원 등과 같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취임한 지 한 달여밖에 되지 않은 이수원 감사를 만나 직원 300여 명이 일하고 있는 조직의 감사가 되기까지 그의 삶의 궤적에 대해 들어보았다.


■ 공직생활 화두- ‘재정과 경제발전’

강원도 화천이 고향인 이수원 감사는 초·중·고교 시절을 강원 춘천에서 보냈다. 고려대 경영학과 4년에 재학 중 23회 행정고시에 합격, 1980년부터 공직에 입문했다.

경제기획원 12명 동기 중 제일 늦게 서기관이 됐다. 승진이 밀려 15년이 걸렸지만 이 기간은 오직 일에만 집중하면서 일에 대한 기초를 탄탄히 하는 토대가 됐고, 회사에서는 “이수원에게 일 맡기면 윗사람이 안 본다”고 할 정도로 일에 대한 감각과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 뒤부터 승승장구해 기획예산처 예산총괄국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청와대 비상경제 상황실장을 거쳐 특허청장을 역임했다. 20여 년 간의 공직생활 내내 이 감사의 화두는 ‘재정과 경제발전’이었다. 또한 “일은 사람이 만들고, 사람은 일을 해결 한다”는 신념에 따라 일한 결과 기획재정부 차관보 시절엔 2년 연속 직원들이 뽑은 ‘닮고 싶은 상사’가 됐다.

1982년 세계은행(IBRD)의 경제적 지원으로 미국 피츠버그대학에서 연구 활동한 것을 시작으로 일본 사이타마대학원에서 정책과학 석사학위 취득,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 데사(DESA·한국의 KDI 유사기관)에서 경제컨설턴트로 근무,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는 경제발전 사례 비교연구를 했다.

'이론적 토대를 근거로 한 현장실무'는 이수원 감사가 지난 33년 간 공직생활에서 추구해 온 신념이기도 하다. 그의 탁월한 국제적 역량은 특허청장 2년 기간 동안 40여 차례 미국, 일본, 중국의 특허청장들과 양자회담을 가지면서 더욱 빛을 발했고 이로 인해 국제적 인적 네트워크를 다양하게 형성했다.

▲ 이수원 감사- 철인3종경기를 마치고

■ 미·일·영에서 공부…국제 역량 키워

중학교 시절, 관현악반으로 활동하면서 접한 첼로를 통해 춘천고등학교 재학 중, 춘천시립교향악단 창단멤버가 된 특이한 경력을 갖게 된 이수원 감사는 그 뒤 직장 동료들과 함께 기타를 배워 정기적으로 정동극장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요즘 색소폰을 즐기는 이 감사는 “지금까지 색소폰을 2200시간 정도 연주했다”고 말할 정도로 기록에 대해 철저했다.

2002년에 마라톤을 시작해 지금까지 42.195km의 풀코스를 24번 완주, 63km의 울트라 마라톤대회에서 2번 완주한 경험을 갖고 있는 이 감사는 지난 2013년엔 철인3종 경기를 완주했다. 한참 폭염이 내리쬐던 지난 8월 말엔 3박4일 간 홀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로 여행했다. 하루 150km씩 달리는 강행군으로 족저근막염이 생기긴 했지만,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는 깨달음을 통해 평정심을 얻고 온 귀중한 시간이었다.

누구 보다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오면서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게 아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 가능성이 있다”고 힘주어 말하는 이수원 감사가 앞으로 KOICA에서 만들어낼 새로운 기록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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