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진실을 규명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오늘부터 본격 수사에 돌입한다. 특검법에는 특검 준비 기간을 20일로 규정하고 있지만 박 특검은 어제 사무실 확보에 이어 수사팀 인선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 특검에 거는 국민적 기대가 크다. 이번 수사는 새 시대를 열어가는 중대 변곡점(變曲點)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에 들어선 상황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 깊이 박힌 권위주의적 정경유착을 완전히 뽑아버릴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러려면 박 특검팀은 ‘국민만 바라보고 수사하라’는 말에 덧붙여 ‘시대정신’을 더해야 한다는 주문을 하고자 한다.

이번 수사는 구(舊)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 일이라는 소명의식을 지니고 특검팀이 일해야 함을 말한다. 단순히 과거 청산에 그치지 말고 새로운 선진사회로 가는 디딤돌 역할을 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려되는 바 작지 않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한정된 시간(최장 120일)이다. 그동안 특검 사건은 수사 항목이 5개 안팎이었는데, 이번 특검은 수사 대상으로 된 항목만 15개다. 수사 범위가 워낙 넓고 등장인물도 다양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는 이유이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이다. 정치적 의미는 논외로 하고 특검법에 따른 특검 임무에만 충실해야 한다. 특검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여론을 환기시킬 수 있는 선정적인 부분에 눈을 돌릴 수 있는데, 성과와 평가가 아닌 실체를 드러낼 수 있도록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 것이다.

주목되는 바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 결과다. 원만한 성품에 대인관계 폭이 넓은 박 특검에 검찰 내 ‘우병우 사단’을 매섭게 옭아낼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공사 구분을 분명히 하리라는 기대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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