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S7 상반기 쾌조 하반기 갤노트7 발화 암초 만나
LG, 기대했던 G5 부진으로 적자의 늪 계속돼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 올해 휴대폰 부문은 시장의 쓴맛을 제대로 보여 준 한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갤럭시S7 출시에 이어 지난 8월 갤럭시노트7를 내놓아 쾌속항진하다가 뜻밖의 갤노트7 ‘발화’사태라는 암초를 만나며 흔들렸고, LG전자는 기대를 모았던 프리미엄폰 G5 등의 흥행부진으로 실적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IM(IT·모바일)부문에서 3분기까지 8조3116억의 수익을 거두며 우수한 실적을 보였지만 갤노트7 조기 단종으로 기업 이미지가 심대한 타격을 받었다.

LG전자의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부문 사정은 더 안 좋아서 지난 하반기 이래 계속된 적자행진이 올해도 멈추지 않았다. 3분기까지 7920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 적자까지 포함하면 올해 1조원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실적은 쾌속질주였다. 지난 3월 갤럭시S7의 조기출시로 1분기 실적을 크게 개선한 데 이어 2분기에는 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서 9분기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어서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에 더해 아이폰7보다 먼저 출시된 갤노트7은 방수·방진 기능에 스마트폰 최초로 홍채인식 기능을 탑재하고, 갤노트 시리즈의 상징인 S펜 성능을 강화해 사용자가 편리하게 메모할 수 있게 해서 언론과 시장으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갤노트7의 선공(先攻)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7의 제품명과 일관성을 갖추고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아이폰7과 맞서기 위해 갤럭시노트5의 차기작임에도 갤럭시노트6가 아닌 갤럭시노트7으로 명명했지만 단계를 뛰어넘은 성공적인 도약(跳躍)이 아니라 비약(飛躍)이 돼 버렸다.

초반의 폭발적인 반응은 미국과 한국의 구매자들이 잇따라 배터리 '발화' 제보를 함에 따라 차갑게 식었고, 회사는 1차 리콜을 통해 사태의 조기진화를 모색했으나 이후에도 발화 사고가 반복돼서 결국 제품의 전격 단종과 전량 교환·환불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실시할 수밖에 없게 됐다.

갤노트7의 실패로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 아이폰과 진정한 자웅을 가리려 했던 삼성 전자의 야심찬 시도는 무위로 그치고 3분기에 그 존재감이 더없이 약해지면서 화웨이와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3총사의 협공에 시장점유율에서 밀리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고공행진을 하다 3분기에 급락하는 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면, LG전자 MC부문은 올해 내내 침체기를 보냈다. 프리미엄 폰 시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3월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5는 세계 최초 조립형 스마트폰으로 주목받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했다.

하단 부분을 빼내서 카메라와 오디오 등 주변기기를 자유자재로 갈아 끼울 수 있는 '새로움'으로 모듈형 스마트폰 G5를 적극 어필했지만 높은 불량률과 예기치 않은 생산차질로 인한 부족한 물량 공급은 시장에서 '불편함'이 더 인식되게 해 기대했던 성과는 이루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시도들이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월 AI플랫폼 기업 비브랩스를 인수해 내년에 출시되는 갤럭시S8에는 'AI 인공지능 음성 비서' 기능을 탑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도 올해까지로 침체의 늪을 정리하고 내년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G6(가칭)의 출시를 통해서 스마트폰의 재도약을 적극 모색중이다. 사업부진으로 비록 사업본부가 축소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조준호 사장체제를 계속 유임시킴으로써 업무 일관성을 높여서 내년 상반기 G6 출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G6는 전작 G5의 모듈형 대신 V20과 같이 배터리 탈착이 가능한 풀메탈 바디 형태에 전·후면 광각 카메라 등 전통적인 LG 프리미엄 스마트폰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안정속에서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른 제품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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