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경제부 박지수 기자
[일간투데이 박지수 기자] "원래 계약된 곳에서 연말에는 50판씩 줬는데 요즘은 많으면 10판 받아요. 웃돈주고라도 달걀 구매하러 대전까지 갔는데 구할 수가 없네요"

경기도 부천에서 한 동네빵집을 운영하는 주인 김 씨의 한숨 섞인 푸념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달걀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연일 달걀 값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동네 빵집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달걀 1판(30알)의 소매가격은 지난 27일 기준 7940원으로 1개월(5409원) 전보다 46.8% 올랐다.

AI 여파로 인한 계란 부족 사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될 전망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동네빵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도 달걀을 1인당 1판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하면서 자영업자들은 장사를 하기 위해 웃돈을 주면서라도 멀리까지 가 달걀을 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잘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자영업자들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네빵집뿐만 아니라 대형 프랜차이즈 제빵업체에서도 AI 여파로 일부 빵의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달걀 유통·판매업자들이 자기들도 구하기 힘들었다며 웃돈을 주고 구매하는 달걀 값을 현금으로 달라고 하는 등의 문제도 생겨나고 있다.

27일 기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AI로 살처분됐거나 예정인 가금류는 2730만 마리에 이르는 등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AI는 하루 이틀만의 문제가 아닌 장기적 문제다.

다가오는 내년 설에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설 음식을 준비하는 많은 주부들의 시름이 벌써부터 들려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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