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를 '사저'쯤으로 인식하는 한여인에 국가 통치의 막중한 권한을 만들어 올린 '주역들'
애민심 결여된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든 알아도 안다고 말하지 못한 비겁한 정치꾼들
늘 키다리 아저씨 같이 애민심

일간투데이 김수영 기자]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순기능을 잃고 국민은 분노를 넘어 급기야 '이게 나라냐'며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지 오래다. 눈 뜨면 불거지는 믿기 어려운 의혹들이 하루의 에너지를 앗아간다.

가족을 위해 쏟아야 할 에너지를 비정상적인 대통령에게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의 절대 권력 권한이 초라하고 안쓰럽다.

예의 없고 성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속인 최순실에게 최종 결재를 받아 국정을 운영하며 대통령이 사익을 취했다는 보도가 연일 계속되면서 급기야 새누리당이 분당했다. 분당으로 가는 길에 최순실을 뺄 수 없다.

굳이 김무성 의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새누리당 의원들이 최순실의 존재를 몰랐을리 없다. 그것은 새누리당 의원들 상당수가 박근혜라는 브랜드로 국회의원 뺏지를 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알아도 안다고 말하지 못한 비겁한 마음들이 존재할 뿐이다.

분당이라는 이벤트로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고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만석 스님의 심정으로 등신불에 오를 용기는 없는지 묻고 싶어지는 대목이다.

보수당이 둘로 나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애민심이 결여된 박근혜씨를 대통령으로 만들기에 앞장섰던 사람들이 서로에게 막말을 하며 흠집을 내고 갈라 섰다.

그들은 청와대를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이 있는 '사저' 쯤으로 인식하고 있는 한 여인에게 국가 통치의 막중한 권한을 만들어 올린 주역들이다. 청와대가 어떤 곳인가.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며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기 위한 그 임무가 막중하고도 막중 해 24시간 깨어있어야 마땅한 곳이 아니던가.

박근혜 대통령의 사당(私黨)이라 일컬어지는 새누리당이 탄핵 반대파와 찬성파로 나뉘어 또 다시 앞다퉈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구애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헌 집을 수리해 대들보로 쓰겠다는 것이다.

반기문 총장이 대들보로 쓰일 재목인지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한 일이겠다. 그러나 쪼개진 두 새누리당은 각성해야 한다. 대들보가 튼튼해도 썩은 집을 수리해 올리면 대들보는 다시 내려앉을 것이다.

처음부터 주춧돌을 놓고 새 기둥을 세우고 시간을 담보로 든든한 돌담도 쌓고 해야 집다운 집의 모양새가 나게 된다. 정당이 대권 후보를 반드시 만들어 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국민은 냉정하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주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이번에는 은인자중 하는 자세로 대권 정국을 야당과 재야에 양보할 통큰 반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불임정당은 존재의 이유가 없다는 말은 국민들에게 불편한 핑계가 될 것이다.

정치는 정치꾼들이 하는게 아니다. 몇몇 힘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 패거리를 만들고 돈과 세력을 키우며 소수 의견을 묵살하고 사익을 챙기는 정치꾼들이 아니라 작은 일을 크게 생각하고 큰일에 초연하며 지혜를 모으는 깊은 강물 같은 정치가의 몫이다.

지역의 민의를 대변할 국회의원직을 직업으로 삼는 직업 정치꾼들이 아니라 이웃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겨 불의와 맞서는 가슴 따뜻한 정치가의 몫이다.

민의를 무시하고 인기에 연연하며 권력의 눈치나 살피는 부끄러운 정치꾼들이 아니라 길 옆 작은 풀포기에도 햇볕이 잘 드는지를 살펴 누군가에게 늘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는 애민심이 넘쳐나는 진정한 정치가의 몫 이다.

표 값은 못하면서 국회의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온갖 특권은 잘도 찾아 누리는 부끄러운 모습보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해야 하는 젊은이들과 밤새워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 소탈한 정치가의 몫이다.

하는 일 없이 놀다가 패거리 야합으로 적당히 지역구에 예산 몇 푼 받아내 주고 생색내는 무일무지한 정치꾼들이 아니라 시대가 변화하면서 요구되는 합리적인 법을 만들어 민의에 전당 대한민국 국회에 상정하는 일을 사명으로 여기는 세련되고 귀족적인 정치가의 몫이다.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고 특검의 의해 최순실의 범죄 행위가 수면위에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국정이 농단되는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연루가 되었을 관료들 중 어느 한 사람 책임지고 물러나는 사람이 없다. "박근혜!"를 연호하며 지역민에게 표를 구걸해 얻은 국회의원 배지를 스스로 떼어낼 용기 있는 정치인을 만날 수가 없다.

추운 날 촛불을 두 손에 감싸 쥐고 거리로 나가야 하는 주권을 어찌할까. 진정한 정치가가 없는 대한민국 현실이 슬프다 못해 헛웃음이 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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