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부 송호길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한 사회나 단체를 대표하는 리더의 중요성이 되새겨지는 시점이다.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은 야구나 축구에서는 구단이 오랜 부진을 겪으면 팀내 리더인 감독을 경질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작전과 선수 기용은 감독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결과가 어찌 됐든 모든 과정에 대해 책임이 뒤따르는 게 리더다. 기자는 이번 조류인플루엔자 대란을 한 스포츠팀으로 재구성해봤다.

조류인플루엔자(AI)라는 신생 구단이 창설됐다. 기대를 모았던 박근혜 감독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 감독 권한이 정지되고 이후 황교안이 감독 권한대행으로 자리에 앉게 됐다. 그러나 팀내 분위기 개선은 커녕 성적은 점점 곤두박질쳤다. 팀원(정부부처) 간의 대응 미숙과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는 것.

정유년 새해에도 그칠 줄 모르는 AI로 인해 도살 처분된 가금류 수는 3000만마리를 넘어섰다. 산란계의 경우 사육 규모의 32.1%가 살처분된 것으로 집계됐다. 달걀 파동이 현실화되자 서민 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 기자가 거주하는 서울 성북구 인근 달걀 소매점의 경우 달걀 한 판당 가격은 5000원이었지만, 최근 1만원까지 뛰었다.

최순실 게이트로 혼란한 시국이지만 AI 초기 대응에 실패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 컨트롤 타워의 부재로 예의주시만 하다 적기를 놓쳐 큰 재앙 수준까지 상황을 키웠다. 또 뒤늦게 꺼내 든 대책으로 수입란 무관세 카드는 실효성이 의문이다. 우선 치솟는 달걀 값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것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막대한 수입란 항공 운임을 정부가 지원한다해도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고육지책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리더가 바로 서야 한다. AI 확산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방역 조치에 만전을 기해 제2의 확산을 방지해야 할 것이다. 또 하루빨리 병아리를 농가에 들여와 키울 수 있도록 신속한 재입식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 농민들의 근심을 최대한 덜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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