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핵심 트렌드는 `E-모빌리티`

▲ 오펠의 Ampera-e, 르노(Renault)의 Zoe, BMW의 i3. 사진=코트라

[일간투데이 이동재 기자] 한국의 삼성이 미국 전자·인포테인먼트 공급기업인 하만(Harman)을 인수한데 대해 독일 자동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독일 자동차 업계는 신기술로 무장한 차량 출시에 못지 않게 서비스와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는 올해 불거진 폭스바겐(VW) 스캔들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디젤 차량은 비선호차량이라는 인식이 커진데다 중국에서도 입지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독일 현지에서는 2025년 쯤에는 디젤 차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독일 자동차 업계는 삼성이 하만 인수를 계기로 성장 궤도를 달리는 자동차 전자분야에서 입지를 확보하고 세계 각국의 완성차 기업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경우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커넥티드카와 무인자동차에 접목이 가능한 전자와 인포테인먼트 부문은 현재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트렌드로 꼽히고 있다.

커넥티드카는 디지털 콘텐츠 제공과 원격 데이터 전송은 물론 모니터링·제어·차내 시스템 관리를 목적으로 외부 네트워크와 양방향 무선 통신이 가능한 자동차를 말한다. 관련 시장도 폭증세를 보일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무인자동차에도 이같은 기능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2017년 독일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E-모빌리티이다. 한번 충전하면 500㎞ 주행이 가능한 오펠의 Ampera-e와 르노의 Zoe, BMW의 i3 등이 대표주자로 꼽힌다. 다소 늦게 시동이 걸린 다임러는 앞으로 10년간 100억 유로를 투입, 2025년까지 순수한 전기자동차 10개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공표, 격돌을 예고했다. 일본의 도요타도 이같은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기자동차 확산에 대비한 인프라 구축도 한창이다.
지난해 11월 독일 프리미업급 완성차 기업인 BMW, 아우디, 포르쉐, 다일러 등은 유럽 내에 초고속 충전소를 확충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들은 당장 올해부터 공동으로 고속도로 휴게시설을 중심으로 400여개의 충전소를 설치키로 했다. 대형 완성차 업체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함에 따라 전기자동차 충전 속도가 느리고 충전소도 부족하다는 불만이 이른 시일내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아직까지 분산돼 있는 각종 트렌드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완성차 업체와 부품기업에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스라엘의 모바일 아이사가 2017년 무인주행 관련 기술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세계 최초로 무인주행 택시 서비스를 제공한 누토노미도 주목되는 회사다. 이 업체는 싱카포르에 위치하고 있다. 독일 뮌헨 파크 히어사는 BMW와 협력, 쉽게 주차공간을 찾을 수 있는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새로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관련 업계도 거센 후폭풍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완성차 기업의 자동차 매장에서 판매만을 담당하는 영업 딜러는 퇴출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의 성능 뿐만 아니라 관리·유지 등도 책임지는 자문 역할까지 맡아야 하는 상황이 왔기 때문이다. BMW는 이미 고객상담원의 명칭을 제품 천재(Product genius)로 바꿨다. 프랑스 PSA의 브랜드인 DS도 고문(Advisors)이라는 직함을 도입했다. 영업 딜러에게 가상제품 프리젠터(Virtual Product Presenter)를 제공하고 가상현실 사용 교육을 실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추세와 무관치 않다.

스마트 로봇의 자동차 제조 공정 투입이 시작된데 따라 현장 인력 구성도 대폭 조정될 공산이 크다.
포드는 이미 지난해 유미(YuMi)라는 이름의 로봇을 독일 퀼른 공장에 투입했다. 유미는 신규 소형차인 피에스타 제조에 투입됐으며 어려운 범퍼 조립을 무난하게 담당, 유용성을 입증해 냈다. 제조업과 IT융합을 의미하는 인더스트리4.0 컨셉트를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BMW와 폴크스바겐 등도 스마트 로봇의 제작 현장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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