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부 이욱신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오는 8일(현지시각)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2017'이 열린다. 이 전시회에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제품들을 쏟아 내고 있다. 동시에 8일은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가 지난 2007년 아이폰을 최초로 공개한 지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10년간의 스마트폰 혁명, 더 나아가 인공지능으로 이어지는 4차 산업혁명은 기실 스티브 잡스가 펼쳐 놓은 새로운 세계의 자장(磁場) 안에서 움직였다. 스티브 잡스가 핸드폰 하나에 컴퓨터와 라디오, TV를 집어넣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이종 제품들 간의 융합과 혼종의 혁신이 잇따랐다.

모두들 이러한 혁신의 선도자(entrepreneuer)였던 스티브 잡스를 추앙하면서 우리가 앞으로 세계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도 그와 같은 혁신가를 많이 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현실은 그러한 혁신가가 전혀 나올 수 없는 환경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우스갯소리처럼 알려진, 자신과 생각이 조금만 달려도 '레이저 눈빛'을 쏘아서 아무도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것은 차라리 애교에 가까웠다.

그 누구보다 자유로운 영혼이어야 할 예술인들과 언론인들의 성향을 분류해서 통제·감시하려 했던 '블랙리스트'를 보면, 애초에 '창조경제'라는 말을 꺼내지나 말 것이지 하는 생각이 든다.

흔히, 스티브 잡스를 포함해 미국에서 수많은 혁신가가 배출되는 이유로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미국 문화를 든다. 극단적인 사례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에게 공공연히 '테러리스트'라 해도 처벌받지 않는 나라가 미국이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그만큼 생각이 다르고 엉뚱한 사람을 포용해야 사회의 발전이 있다는 믿음때문이다.

지난 연말 모 방송국의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모두가 선망하는 대상을 수상한 어느 배우는 "다르다는 것을 위험하다는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 어우러진 좋은 한 개인, 한 사회, 한 국가가 될 수 없다"며 자신이 예전에 맡았던 세종대왕도 "엉뚱하고 다른 생각을 했기 때문에 한글을 창제했고 우리가 소중하게 쓰고 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 덕분에 높은 IT경쟁력을 갖게 된 이 시대, '다름'을 '위험'이 아닌 '새로움'으로 인식할 때 우리에게 미래는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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