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과 분노, 기다림’의 상징어 같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오늘로 1000일을 맞았다. 세월호 탑승객 476명 중에 생존자는 172명에 불과하고, 사망자는 295명에 이른다. 하지만 9명은 아직 바닷 속에 남아 있고,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진실규명 활동을 힘겹게 이어오고 있다. 눈물 없이는 지낼 수 없는 세월이다.

세월호 참사는 안타깝게도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인양이 되지 않은데다 개선해야 할 교훈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4년 10월 세월호 참사를 조사한 검찰은 과적과 조타실수, 화물을 움직이지 못하게 묶는 고박(固舶) 불량, 선체 복원력 부실이라는 4가지 요소가 사고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세월호 선체를 인양해 기계적 결함에 대해 조사하기 전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없다'라고 판결한 바 있다.

다행히도 대한민국을 뒤흔든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건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완전히 밝히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과제가 산적해있다. 무엇보다 인양 후 미수습자 수습, 진상조사가 시급히 이뤄져야겠다.
제2기 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들 필요도 있다.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활동이 중단된 제1기 세월호 특조위를 다시 참사 원인 규명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의 조사활동, 수집한 자료, 전문성 등을 고려했을 때 참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세월호 특조위가 다시 활동을 재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전제가 있다. 세월호 특별법안에는 특조위를 새로 꾸리되 활동기간을 보장하고 조사관들에게 사실상 경찰과 같은 조사권을 부여해야만 실질적 사고 원인을 밝힐 수 있다고 본다. 그래야만 통한의 1000일을 보낸 세월호 희생가족의 원념(怨念)을 어느 정도 씻게 할 수 있고, 이 땅에 두 번 다시 이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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