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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외교력 흔드는 中·日·美 ‘3각 파도’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새해 벽두부터 간단치 않은 시련을 맞고 있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계획에 반발해 경제 제재를 가시화하고 있고, 일본은 총리까지 나서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압박하고 있다. 우리의 주권은 안중에도 없다. 이런 황당한 내정간섭은 일찍이 없었다. 

하지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외교안보의 컨트롤 타워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어 이 같은 상황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6일 부산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며 자국대사를 일시 귀국시키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양국 관계가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일본은 대사 귀국 조치 뿐 아니라 양국 간 진행 중인 경제·금융 협력까지 일부 중단하는 강수를 두며 우리 정부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소녀상 설치 후 일주일가량 무반응이던 일본이 전격 보복 조치를 쏟아낸 것은 외교적 결례다. 그럼에도 외교부는 “정부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일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논평뿐이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30분간 통화한 뒤 보복 조치를 발표한 것은 미일 간 인식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항의하는 것으로 보이는 제재성 조치를 가함으로써 한·중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 기고문에서 '사드 반대'를 중국의 외교정책 방향으로 꼽았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면담한 자리에선 사드 배치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이지만 강경하게 드러냈다. 우리 정부는 곤혹스러운 가운데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묘수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한·중, 한·일 간 갈등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매우 커진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동아시아의 국제 정세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여러 분야에서 얽혀있는 중국이나 일본과 갈등을 겪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중·일은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고 있다. 중국의 보복은 한국 화장품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의 압박이 통화스와프 논의 중단에 머물지 않으리라는 것 역시 자명하다. 양국의 태도는 골목대장이나 하는 패권적 행태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해법이다. 이 같은 위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선 어느 때보다 정상외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황교안 대행 체제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게 ‘걸림돌’이다. 현재로선 현상 유지에 진력하는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가 최대한 빨리 나오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탄핵 인용 여부’는 가급적 조속히 결론지어져야 한다. 어느 누구도 지연책을 쓰면 안 된다. 오죽하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재판장인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대통령과 국회 측에 신속한 심판 진행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겠는가. 박 헌재소장은 10일 탄핵심판 사건 3차 변론기일에서 "앞으로는 시간부족 사유로 입증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양측 대리인이 각별히 유념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중국과 일본의 몰지각한 행위와 미국정부의 대 한반도정책 변화를 탓하기 전 우리 지도층의 기민한 외교안보 정책 조율과 실천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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