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B센터 상반기 평가후 확대 운영 검토…은행·증권 협업 다양
'지주·은행·증권' IB·WM 부문 겸직 체제 첫 도입…로드맵은 아직

▲ KB금융지주 사옥. 사진=KB금융지주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KB증권이 KB금융지주 계열사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 그동안 다른 금융계열사에 비해 약체로 꼽혔던 '증권'이 자기자본 규모 4조원대의 '초대형IB(투자은행)'으로 거듭나면서 지주사가 KB증권을 이용해 할 수 있는 영역이 다양해질 전망이다.

10일 KB증권에 따르면 증권과 은행간 복합점포인 CIB(기업투자금융)센터에 대해 올 상반기까지의 성과를 평가한 뒤 향후 추가 점포를 오픈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CIB센터는 KB국민은행과 KB증권의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두고 만든 복합점포로, 은행이 가진 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증권사가 IB(투자은행) 업무를 진행한다. 지난해 8월 판교종합금융센터를 시작으로 서울 강남과 가산, 충북 오창, 부산 등 5곳에 센터를 세워 운영 중이다.

CIB는 통합 KB증권의 핵심 사업부문 중 하나다. 은행과 증권간 복합점포는 통합법인 출범 이전부터 몇곳 운영한 바 있지만 CIB센터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약 6000억원으로 KB금융지주 내에서 증권 계열사의 영향력을 작었다. 신한금융지주의 신한금융투자, NH농협금융지주의 NH투자증권 등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보유한 증권 계열사들의 자기자본 규모와 비교해도 월등히 뒤쳐졌다. 자본 규모가 작은 탓에 복합점포를 열거나 복합 상품을 출시하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현대증권과 합병, 자본확충 등으로 6000억대 KB투자증권이 4조원대 KB증권으로 탈바꿈하면서 KB금융지주는 국내 '빅3' 증권사를 소유한 모회사가 됐다.

특히 KB증권은 올해부터 초대형IB가 돼 어음발행, 외국환 업무 등의 신규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KB증권의 IB사업부가 탄력을 받게되면 국민은행과의 시너지 효과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번주 중 국민은행의 IB소속 직원 200명이 증권사 직원들이 입주해 있는 KB금융타워로 이사온다. 증권사 소속 IB 직원들과 한 사무실을 사용해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자는 차원이다.

한편 KB금융지주와 증권, 은행은 올해 '3각편대'를 이룬다. 그 중심에는 IB(투자은행)과 WM(자산관리)부문의 부문장 겸직체제가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긴밀한 협업체계를 갖추고 KB만의 시너지 창출모델을 만들어야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 부문장이 은행과 증권의 WM부문과 IB 수장을 겸임하도록 해 보고체계를 단순화하고, 그룹 내 시너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의사결정 시간을 단축하고 각 사별 시너지를 내기 위해 겸직체제를 도입했는데, 임원 인사 이후 구체적인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증권 유병건 연구원은 "그동안 겸직 체제는 명령 체계가 복잡해지고 이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 등 실행과정에서 단점이 있었다"며 "KB금융지주의 목적이 계열사간 시너지를 만드는 것이기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필요한 조직 체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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