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자존심‘이자 ’세계 대통령‘을 지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오늘 귀국한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재임하면서 세계평화를 위한 ’거보‘를 내디딘 그의 귀국에 먼저 환영 인사를 전한다. 반 전 총장의 임기 10년은 유엔의 새로운 역할과 이정표를 제시하는 시기였다. 반 전 총장은 재임 기간 내내 소외받는 소수자들의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종교와 관습상의 이유로 박해받는 여성의 인권 신장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그는 전지구적 기구인 유엔이야말로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여러 요소에 대항할 최적의 단체라고 판단했다. 1997년 교토 의정서 이후 10년 가까이 표류하던 기후변화협약은 2015년 파리 협정으로 제자리를 찾았다. 파리 협정을 성사시키기 위한 반 전 총장의 노력 덕분에 기후 변화에 대항하는 인류의 반격은 결실을 맺었다.
인류 전체의 삶을 위협하는 것이 기후변화라면, 인류 개개인의 삶을 위협하는 것은 인권에 반하는 여러 가지 관습들이었다. 이들 관습은 종교적·민족적인 이유로 국경을 넘어 여러 나라에 걸쳐 여성·어린이 등 소수자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었기에 이에 대응할 기관 또한 유엔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주목한 유엔 기구가 스스로 반기문 총장을 높이 평가했다.

최고 권위의 국제기구인 유엔에서의 활동에 대한 찬사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헌신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오려는 반기문 전 총장을 앞두고 국내 일부에서는 폄훼 작업이 한창이다. 그러나 정작 유엔사무총장으로서 재임 중의 성과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 없이 "한 게 없다"라든지 "무능" 정도로 두루뭉실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런 비난들은 반 전 총장이 귀국한 뒤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하리라는 전제 아래 견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대권주자’로서의 역량은 역량대로 엄정히 평가하고, 이미 10년 간 헌신을 끝낸 유엔사무총장으로서의 공과는 공과대로 따로 평가할 일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물론 논란이 없지 않다. 사무총장에서 내려온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게 된다면 여러 가지 비판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유엔 결의안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는 유엔에서 얻게 된 기밀을 특정국가에서 사용을 막기 위해서다. 단순 권고사항이기에 처벌이 있는 건 아니지만 비판은 감수해야 한다.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는 설도 없지 않다.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국민이여야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기에 논란이 일 수도 있다.

게다가 조카 등 일가의 비리 혐의도 불거지고 있다. 반 전 총장 본인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약 2억8000만 원)를 받았다는 의혹도 이미 제기된 바 있다. 폭발력이 메가톤급이어서 향후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견된다. 유력 대권후보인 반 전 총장에 대한 냉엄한 검증이 시작됐다고 하겠다. 흑색선전은 비판받아야 하지만, ‘검증 시련’에 능동적으로 임하는 반 총장측의 자세도 요청된다. 여하튼 대과 없이 금의환향하는 반 전 총장을 환영한다. 국민통합과 남북 평화통일 등에 기여하길 기대하는 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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