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곽정일 기자] 오늘 오후, 반기문 UN사무총장이 귀국하면서 각 당마다 반 총장의 귀국에 대해 갖가지 반응을 내면서 정치권이 정쟁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본격적 시동은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먼저 걸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국회 원내조정회의에서 "10년간 UN사무총장으로서 활동하신 것에 대해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린다. 대한민국 외교관으로서 유엔 사무총장에 올라 활동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부심"이라고 치켜세우는 듯 했다.

그러나 "대선 출마 여부를 검토하고, 어제 대변인이 나오셔서 관련 브리핑 하는데 저는 세계적인 평화의 지도자로 남아서 존경받는 삶을 사시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대선 출마는 그분의 삶의 궤적에서 보면 존경받는 지도자로 남는 길이라기보다 정쟁으로 이미지가 실추시키는 길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이런저런 검증과 정쟁의 주인공이 될 이유가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굳이 하시겠다면, 그리고 민주당과 반대편에 서셔서 정쟁에 들어오시겠다면 그 문제는 원내대표로서 참견하지 않을 수 없다. 양해해 달라"고 밝혀 혹독한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을 시사했다.

새누리당에서는 `무조건적 환영은 아니다`라면서도 반 총장과의 연합을 모색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및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반 총장에 대해 "지난 10년간 세계적 리더로 활동하면서 빈곤 퇴치와 난민 문제 등 전 지구적 문제 해결에 공헌한 그 노력과 헌신을 높이 평가 드린다"며 "반 총장님께서 보여준 세계 경험과 능력이 국가적 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의 삶을 위해 소중히 쓰여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 총장이)엄중한 조국 상황에 품격과 수준이 다른 리더쉽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면서 "오로지 권력투쟁에만 몰두하며 국민의 근심거리가 된 3류 대한민국 정치를 부디 닮지 말고 한국이 낳고 기른 자랑스러운 세계적 지도자 답게 차원이 다른 정치와 안목을 보여달라"고 밝혀 지도자로서의 면보를 부각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당도 반 총장에 대해 혹독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면서도 연대의 손을 열어놓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원내대표는 12일,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반 총장의 귀국`에 대한 질문에 "어떻게 됐든 당연히 혹독한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 박연차 회장 23만 달러 수수 문제 ▲ 동생, 조카의 미국 내 기소문제를 거론했다. 이어 "제가 알고 있는 것도 몇 가지 있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반 총장과 저는 오랫동안 지인 관계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면서도 "아는 것은 아는 것이고 대통령 후보로 나온다면 별개, 신상 문제와 정책 문제, 이념문제에 대해 혹독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반기문 총장 측 인사들이 저를 많이 접촉한 건 사실"이라며 "약 한 달 전에 제가 신뢰하는 분이 있는데 그분이 반 총장과 가까운 친구의 말에 의하면 (분당 후)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으로 가지 않고 국민의 당에 관심이 많다. 뉴 DJP연합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고 밝혀 반 총장이 국민의당 행을 원한다는 듯한 발언을 했다.

뉴DJP연합론이란 김대중-김종필의 DJP연합론에서 따온 것으로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충정권과 국민의당 호남세력이 함께 모여 제3지대 대통합을 만들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바른정당의 주호영 원내대표도 "반 총장이 바른정당의 후보가 된다면 가장 좋지만 저희 후보가 되지 않는다면 그렇게라도 하는 게 나라에 훨씬 도움이 되고 바른 방향이라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드러나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실체가 구체화되면서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선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문재인의 뒤를 바짝 쫓는 반기문의 본격적 대권행보 발동이 정치권에 어떤 소용돌이를 몰고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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