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부 김수정 기자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수익률만 본다면 어린이펀드 보다는 다른 유사 펀드를 찾는게 좋습니다"

어린이펀드에 투자하고자 할때 어떤 요소를 고려해야하는지 질문하는 기자에게 금융 전문가는 이 같이 말한다. 오죽하면 전문가가 다른 펀드를 추천했을까. 어린이펀드의 현황을 보면 이해가 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으로 어린이펀드 26개 중 설정된 지 5년이상된 펀드는 24개다. 이 중 8개 펀드가 작게는 1.2%, 크게는 25%의 손실이 나고 있다. 5년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펀드 중 6개는 2~3년 수익률도 마이너스였다. 결국 2~5년간 줄곧 손실을 보고 있다는 얘기다.

형편없는 수익률에 투자자들도 발을 빼면서 운용설정액은 26개 펀드 다 합해 겨우 1조를 넘는다. 운용된지 10년이 훌쩍지났는데, 설정액이 100억도 안되는 펀드가 수두룩하다. 문제는 50억원 미만은 '자투리펀드' 즉 소위말하는 소규모펀드로 분리돼 청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전체 어린이펀드 중 절반에 가까운 수준인 11개 펀드가 설정된지 1년 이상, 설정액 50억 미만인 소규모펀드 기준에 부합했다.

설정액이 작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금이 모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인기가 없는 이유는 굳이 어린이펀드에 투자해야할 이유를 찾지 못했기때문일 것이다. 펀드 자산구성을 보면 일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들과 차이가 없다. 그동안 투자자 모집의 팔할은 영어캠프나 경품 증정 등 마케팅이었던 셈이다.

금융당국의 조치에 따라 소규모펀드들은 임의 해지되거나 모펀드로 전환된다. 자산운용사들 입장에서는 규모가 작고 손실이 나고 있는 펀드를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다른 장기 투자 상품은 투자금과 함께 보수까지 꼬박꼬박 지급하고 있는데 어린이펀드가 소규모펀드 기준으로 하루 아침에 청산될 수도 있다면 어느 투자자가 반길까. 어린이펀드가 운용 철학과 펀드 특징에 맞춘 전략을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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