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조건 확정 9개 기업 모집총액 2조…기관 '러브콜'
IPO 시장 지난해 연말 영향 여전…주관 증권사 '울상'

▲ 1월 회사채 발행조건 확정 기업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단위 억원)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연초 기업들이 회사채와 IPO(기업공개)를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섰다. 회사채의 경우 공모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이 러브콜을 보내면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IPO시장은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어 주관하는 증권사들의 실적에도 희비가 갈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달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섰던 기업 중 이마트, 한라, CJ헬로비전, 한솔케미칼, 롯데쇼핑, 대상, CJ E&M, 파라다이스, 현대제철 등 9곳이 발행조건을 확정했다.

이들의 매출(모집)총액은 총 2조600억원으로 애초 계획 보다 7300억원(55%)어치가 더 모였다. 수요예측에 참여했던 기관투자자들의 매수 주문이 몰리면서 오버부킹에 성공했기때문이다.

18일 발행조건을 확정한 현대제철은 같은 날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모집총액을 기존 3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정정했다.

1500억원어치를 모집하는 120-1회차 수요예측에서 총 46건, 7000억 규모의 유효수량을 확보하며, 2000억원에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참여 기관들 모두 공모희망금리밴드 범위 내에서 신청했다. 제120-2회차와 제120-3회차 수요예측에서도 공모 금액을 각각 5배, 3배 초과 달성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 인수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현대제철 120-1회차 회사채 인수단으로는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이 대표주관사로 참여했다. 현대제철이 인수대가로 제시한 수수료율은 0.30%다. 수요예측 흥행으로 발행금액이 1000억원을 초과하면서 인수수료는 4억5000만원에서 6억원으로 늘었다.

이 외에 CJ E&M, 대상, 롯데쇼핑, CJ헬로비전, 이마트 등의 회사채를 중개한 증권사들도 발행금액 증액분에 따른 수수료를 더 챙겨갔다.

하나금융투자 김상만 연구원은 "트럼프 집권에 맞춰 금리가 또 다시 변동성이 생길 수 있기때문에 우량 기업들이 연초부터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며 "우량물들이 발행에 나서니까 회사채 수요자들도 이에 반응하는 것인데, 비우량 등급의 경우 여전히 발행 여건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식 공모 시장은 여전히 온기가 돌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증시 부진과 함께 IPO 시장도 위축됐었는데, 그 여파가 연초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IPO기업은 유바이오로직스, 서플러스글로벌, 호전실업 등 3곳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희망밴드 하단으로 공모가가 결정됐고, 호전실업은 희망가 하단인 3만원 보다 아래인 2만5000원에 확정됐다. 호전실업을 주관했던 NH투자증권의 수수료 수익은 14억9820만원에서 12억4850만원으로 깎였다.

한 증권사 IB(투자은행) 관계자는 "이달 진행했던 IPO들이 모두 흥행했다고 보기 어려운데, 지난해 연말의 경계심리가 아직도 있는 것 같다"며 "증시는 호전되고 있지만 지난해 신규상장 종목 중 공모가보다 주가가 낮게 형성되는 종목들이 워낙 많았기때문에 분위기를 반전시켜 줄 IPO 딜이 성사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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