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성공' 이광구 VS '하마평' 이동건…면접서 또 대면
후보 압축 속도…'007 작전' 임추위, 25일 2차 면접 진행

▲ 이광구 은행장(좌), 이동건 영업지원그룹 그룹장(우)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민영화 1기' 우리은행의 차기 은행장 인선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가 꾸려진지 보름 만에 6인의 면접 대상자가 가려졌다. 이 가운데, 이광구 은행장과 이동건 그룹장은 또 다시 행장 자리를 두고 맞붙게 돼 '2014년 행장 임추위'의 데자뷔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23일 차기 은행장 후보 6인에 대한 첫 면접이 진행된다.

지난 11일 총 11명에게 지원서를 받은 이후 여드레만에 차기 행장 후보를 6명으로 대폭 추려냈다. 1차 면접을 보게될 후보는 ▲김병효 전 HR본부 부행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윤상구 전 중소기업본부 부행장 ▲이광구 현 우리은행장 ▲이동건 현 우리은행 영업지원그룹 그룹장 등 6인이다.

임추위는 경영능력, 미래비전, 리더십 등 자격기준과 외부업체를 통해 수집한 평판조회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6명의 면접 대상자를 선발했다.

이들 중 단연 돋보이는 대결구도는 이광구 행장과 이동건 그룹장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14년 이순우 전 행장의 후임을 뽑는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에서도 정화영 중국법인장과 함께 면접 대상자에 오른바 있다. 당시 부행장이었던 이광구 행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동문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서금회' 논란에도 불구하고 승기를 잡았다.

금융권에서 '서금회' 꼬리표가 붙은 이 행장의 연임에 높게 배팅하는 이유는 임기 내에 민영화를 마쳤다는 공로때문이다. 2014년 취임식에서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을 민영화 달성과 강한 은행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는 다짐을 뜻하는 '24·365 프로젝트'를 실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민영화에 대한 엇갈린 평도 나온다. 민영화가 4차례나 실패한 뒤 내놓은 방법이 과점주주 형태 매각이다. 공적지분 중 29.7%가 과점주주들에게 매각되면서 사실상 민영화에 성공했지만 단일 최대주주는 여전히 예금보험공사(21.4%)라는 점에서 '반쪽'매각이라는 지적이다.

또 이 행장은 해외에서 매수자를 찾기위해 임기 중 해외를 순방하며 IR(기업설명회)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과점주주 중 외국인 주주는 동양생명의 최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이 유일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민영화 한다고 이광구 행장이 해외 출장을 여러번 갔다왔는데 성과는 잘 모르겠다"고 귀띔했다.

이동건 그룹장도 유력 후보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동건 그룹장을 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영업본부 본부장, 집행부행장, 수석부행장 등의 요직을 거친 '금융맨'이다. 다양한 경험은 물론 성품도 온화한 편이라 민영화된 우리은행의 조직 안정화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의 비전이라 할 수 있는 위비뱅크를 총괄하는 스마트사업부를 도맡아 육성해왔다.

한편 우리은행의 은행장 인선 작업은 '007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 1차 면접 결과 발표 시점은 물론 외부 노출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임추위는 1차에서 후보를 더 압축해 25일 2차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3월에 열리지만 설 전에 새 은행장이 누구일지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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