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가 위협에 빠져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글로벌 경제가 연이어 불확실성에 휩싸이고 있다. 보호무역을 공약으로 내건 트럼프 대통령이 l를 실천하기 위해 각종 규제 정책 시행을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나라보다 한국의 상황이 몹시 불안해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수출 환경이 급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기에 능동 대처하지 못했다. 지난 10년간 한국 경제의 수출 다변화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지면서 미·중 갈등에 따른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지난 10년간 한국의 5대 수출국에는 중국, 미국, 일본, 홍콩 등 4개국이 포함돼 구성에 거의 변화가 없었다. 수출 비중 1·2위인 중국과 미국에 대한 의존은 더 높아졌다. 중국은 2007년 총수출액의 21%를 차지했으나 2011년 24%, 지난해 25%로 커졌다. 미국은 2007년 12%에서 2011년 10%로 감소하는 듯했으나 지난해 13%로 다시 높아졌다.

수출 품목도 10년째 대기업이 생산하는 특정 분야에 집중됐다. 지난해 수출 상위 품목들은 반도체(메모리)와 자동차, 석유화학제품, 액정디스플레이, 휴대전화, 선박 등이었는데 10년 전과 거의 동일했다. 한국 수출의 이 같은 자화상은 역대 정부 관계자들의 구호를 무색하게 한다. 무역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수출 다변화를 입버릇처럼 외치며 기업들의 신흥시장 진출을 우대하고 자유무역협정(FTA)을 확대했지만, 속빈 강정에 그친 셈이다.

정부와 산업계의 역할 강화가 긴요하다. 신성장산업 발굴과 경직적인 산업구조를 바꾸는 데 힘써야겠다. 수출 다변화에도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불합리한 무역압박은 왜 수출 다변화가 필요한 지를 잘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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