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을 챙기고 개혁 입법도 논의하자며 야심차게 시작한 1월 임시국회가 빈 수레만 요란한 꼴로 끝나자 의원들 내부에서도 1월 국회는 12월과 비교해 성과가 없었다는 비판적 평가가 나오는 실정이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과 원내 다수당이자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리당략 싸움이 초래한 입법부의 ‘무실적’을 빗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사망국회'로 규정할 정도다.
그렇다고 2월 국회가 정치개혁과 민생을 위한 국회가 되리라는 기대를 갖게 하기엔 현실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나고 2월로 접어들면 온 나라가 대선 국면으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국회도 '입법'보다는 '정치의 장'으로 변하게 될 것임은 불 보듯 훤하다.
민주당은 설 연휴 전 경선 룰을 정하고 연휴가 끝나면 곧바로 경선 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지만 주자간 룰 협상에 따라 경선 일정이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 국민의당 역시 대선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입법 논의는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개혁 입법에 대한 각 당의 입장차도 여전해 2월 국회에서 법안 합의하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또한 여야 입장차가 큰 법인세 인상과 공수처 관련 법안은 야당 쪽에서도 무조건 여당과 합의하겠다는 입장보다는 대선 공약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어 합의 처리 가능성은 무망한 편인 것이다.
여야는 경제회복을 뒷받침하는 법안 마련이 화급한 사안임을 직시하길 바란다. 경제가 여간 심각한 게 아니기에 그렇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던 외환위기 때보다 더 위기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중국경제를 비롯한 세계경제의 침체에 발목이 잡혀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 주력 산업들이 무너지면서 성장절벽에 부딪쳤다. 기업들은 실업자를 쏟아내며 쓰러지고 가계는 소득이 없어 빚더미 위에 올라앉고 있다.
여당은 물론이고 수권정당을 지향한다는 야당 역시 국가운영의 중심축이라는 책임의식으로 의안을 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저성장과 양극화, 안보 불안 등 갖가지 도전과 위기에 직면한 나라의 처지와 국회 상황을 감안할 때 정치권 모두가 다짐해야 할 시대적 책무이기도 하다.
일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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