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호남정서, '문재인이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현재로선 그가 1등아닌가'라는 현실론 작용"
박지원 "정권교체가 최우선…문재인과 손을 잡을수도 있어"
문재인 "정권교체 함께 할 정당과 연정 가능"

[일간투데이 곽정일 기자] `친문 패권주의`, `친박과 친문이 다를 게 없다`라는 등의 비판을 통해 연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대표측과 함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어오던 국민의당이 문 전 대표와의 연정에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변화의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국민의당의 홈 베이스라고 할 수 있는 호남에서의 지지율 하락으로 보인다.

전북 전주 지역구를 뒀으며 대표적 호남 의원으로 알려진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24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호남에서의 국민의당의 인기가 총선 당시만 못하단 이야기가 있다`는 말에 "어렵다"면서 "지난 4·13 총선 때 (호남 국민들이)국민의당을 대안으로 선택한 건데 그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오늘의 실망을 가져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호남 민심이 더불어민주당으로 갔다`는 의견에 대해 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해놓은 일이 없다"면서 "탄핵 정국에서 `촛불 광장에 나가는 건 당이 할 일이 아니다`, `탄핵을 이야기하면 역풍이 분다`는 등의 어정쩡한 자세로 나중에 편승한 셈"이라고 더민주를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새해에 대선 정국으로 옮겨가면서 (더민주가) 이익을 봤다고 할 수 있다"고 호남 민심이 더민주로 옮겨갔음을 인정했다.

정 의원은 "호남민심은 정권교체에 기득권 구조를 청산하라는 강력한 요구가 있는데 현재로선 국민의당이 대안에 못 미치니 반사이익이 문 전 대표 쪽에 가는 것"이라며 "대안의 부재 상황서 호남 정서에 `문재인이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현재로썬 그가 1등 아닌가`라는 현실론이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와의 연정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던 박지원 국민의당 당 대표도 `정권 교체를 위해서라면`이라는 전제로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표는 24일 오전에 진행된 한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정권교체를 하지 못해도 문재인과는 손잡지 않는다고 했는데 같은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어떠한 경우에도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경우 문재인과 손을 잡을 수 있나`라는 재질문에 "그렇다"면서 "우선 주승용 원내대표가 그러한 것(문재인과는 정권교체를 못 해도 손잡지 않는다)은 와전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5일,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권교체를 못하는 한이 있어도 친문(친문재인)과는 손을 못 잡는 말인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정권교체를 못 해도 (그렇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발언이 잘못 전달됐다. 패권주의 타파도 중요하지만 정권교체가 더 중요하다"고 자신의 SNS에 해명글을 올렸다.

박 대표는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권교체가 최우선이라고 밝혔다는 것을 다시 상기 시킨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권교체 함께할 정당과 연정이 가능하다`라는 발언을 통해 국민의당 등 다른 정당과의 연대가능성을 열어뒀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3일, 광주에서 열린 광주전남언론포럼 초청 토론회에서 "연정이 정당 책임 정치와 모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반드시 우리 당의 대선 주자로 한정할 필요가 없으며 정권 교체 대의에 함께 힘을 모으는 정당과 사람이라면 좋다"고 밝혔다.

그는 "정당 책임정치를 통해 대선주자들과 함께 힘을 모아 정권을 교체하고 국정을 운영하며 민주당 정부가 이어지는데 힘을 모으는게 가능하다"며 "반드시 우리 당의 대선주자로 한정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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