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TPP 탈퇴’ 공식선언

▲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호무역주의 가속화…
한미FTA '불똥' 재협상 우려

저유가 기조 수출도 '빨간불'
작년 수출액 전년비 5.4% 줄어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도널드 트럼프가 다자 간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이은 이 같은 트럼프의 행보는 취임 전부터 천명하던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우선주위에 가속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 세계는 물론 국내 무역질서의 지각변동도 불가피해 보인다. 우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더해 저유가로 인한 수출 비상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TPP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아·태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한 다자 간 FTA협정이다. 대상국은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관세가 낮아져 기업들이 해외로 유출되면 국내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주장해 왔다. TPP 탈퇴에 대해서는 “미국 근로자를 위해 아주 좋은 일”이라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TPP 철회 방침에 대해 민주당 진보주의자 등은 환영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은 “TPP가 사라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지금은 미국의 근로자 가정을 돕는 새로운 무역정책을 개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의 아태지역 경제적 지위 약화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외신들은 일제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TPP 참여국과 개별 무역 협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한국과도 한·미 FTA 재협상 등을 검토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미국 재무부는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바 있어 이같은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대미 수출에 의지하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 악화에 이어 수출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한·미 FTA 재협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대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지난 23일 세종청사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 통상 현안 협의를 위해 조만간 미국을 직접 방문할 계획”이라며 “미국의 정책 방향에 부합하면서 우리 기업의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한국과 미국이 윈윈(Win Win)할 수 있는 분야를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트럼프가 정권 출범 후 저유가 기조가 한국경제에 악재로 다가올 조짐이다.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의 핵심은 석유생산을 늘려 셰일오일과 석탄 개발을 확대해 천연가스 수출과 원자력 발전을 활성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6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수출금액지수는 109.36으로 전년대비 5.4% 감소했다.

수출금액지수는 지난 2015년 9.1% 하락한 데 이어 2년 연속 내림세다. 기준연도인 2010년 이후 6만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과 세계적인 교역량 증가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 금액이 줄어든 것으로 한은은 풀이했다.

지난해 수출금액지수를 품목별로 살펴보면 석탄 및 석유제품이 17.8% 감소했다. 자동차가 포함된 수송장비(-8.7%)와 섬유 및 가죽제품(-6.2%), 전기 및 전자기기(-6.2%), 일반기기(-6.1%) 등도 동반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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