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케어제품 수입관세 하향 영향에 가격거품 빠져
아모레퍼시픽·에스티로더·로레알 등 집단적 움직임

설화수 북경 팍슨 백화점 매장. 사진=아모레퍼시픽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중국에서 수입화장품의 가격이 한시적으로 인하된다.

신정 연휴 기간 미국 에스티로더와 한국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화장품 중국 소매가격을 인하해 중국 수입단계 소비세 조정에 대응한다고 발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정부의 '화장품 수입단계 소비세 조정에 관한 공지'에 맞춰 지난 15일부터 라네즈와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설화수 4개 브랜드 327개 제품의 중국 판매가격을 최소 3%에서 최대 30%까지 인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스티로더는 지난 5일부터 산하 브랜드인 에스티로더와 크리니크, 맥, 바비브라운, 조말론, 톰포드와 마이클코어스 등의 일부 색조화장품 및 향수 제품의 중국 판매가격을 내렸다. 에스티로더의 이번 가격조정 대상품목은 300여개에 이른다.

로레알도 랑콤과 에르메스, 입생로랑 등의 브랜드 제품 가격을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화장품업계의 가격 인하 원인으로는 지난 2015년 6월 중국 정부가 의류와 신발, 피부케어 제품, 기저귀 등 일용 소비재의 수입 관세를 모두 낮췄고, 그 중 피부케어 제품의 수입 관세는 5%에서 2%까지 조정했기 때문이다. 이후 로레알과 에스티로더 등이 잇따라 가격을 낮추는 등 한 차례 집단적 가격 인하에 나선 바 있다.

설화수 북경 팍슨 백화점 매장. 사진=아모레퍼시픽

지난해 9월 중국 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10월부터 일반 화장품 소비세를 폐지하고 과세 대상을 '고급화장품'으로 한정했으며 세율은 기존 30%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세 징수 범위에 속하는 화장품은 고급 미용화장품과 고급 피부케어 화장품 및 세트 화장품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상거래와 해외 직구 시장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현재 단계에서 화장품 가격이 나날이 투명해지고 있어 해외 화장품 기업이 중국 소매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고급 화장품 브랜드의 국내외 소매가격 차이는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및 해외쇼핑, 해외 직구 및 글로벌 전자상거래로 중국 내수소비는 해외에 분산되고 있다.

해외 화장품 기업은 이번 중국의 세수 조정을 기회로 삼아 중국 시장 전략을 재조정해 더 많은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이번 수입브랜드의 집단 가격 인하로 해외브랜드인 로레알과 에스티로더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한국 화장품이 중국 현지 브랜드에 더욱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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