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적 여유 통해 업무·사생활 모두 충실하는 것 목적

▲ 사진=코트라 나고야 무역관

[일간투데이 이동재 기자] 일본 대기업들이 잇따라 주 4일 근무 도입을 발표하고 있다. 일본 최대의 의류제조사인 유니클로와 다이와 하우스 공업 등이 이 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야후 재팬도 이를 검토중이다.

유니클로는 소속의 지역 정사원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근무방식을 다양화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휴일은 주3일, 근무일에는 하루 10시간 근무하는 방식이다. 사원들이 가족과 보내는 시간과 자기 개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게 해 업무와 사생활을 모두 충실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역 정사원은 일정 지역안에 배속되거나 이동하는 것을 조건으로 계약을 맺는 정사원이다.

다이와 하우스 공업은 직원들이 만 65세 이후에도 생존기간 동안 정년 없이 현역직원으로 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 생애 현역제도를 의미하는 '엑티브 에이징(Active Ageing) 제도'의 일환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실시중이다. 회사측은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또한 장기간 근무하기를 희망하는 고령층의 인재를 확보,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엑티브 에이징은 기존 생활의 질을 저하시키지 않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참여를 계속해 긍정적인 노년기를 보내는 방식을 일컫는 용어다.

도요타 자동차는 이미 지난해 8월부터 입사 5년차 이상 사무직과 기술 개발직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제를 운용하고 있다.

사진=코트라 나고야 무역관

 

일본 대기업들의 이 같은 변화는 인구의 감소로 인해 인력 확보가 어려워진 기업들이 유연근무제 도입으로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비화된 상황이다. 올해 1월 기준 생산가능 인구는 7628만명으로 지난해보다 83만명 감소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79만 명 증가한 3347만명으로 집계됐다.


필요 이상으로 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육아와 간호 등과 업무 균형을 유지하는'워크 라이프 밸런스(Work-Life Balance)'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 상태다. 일본 대기업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원들기 각자의 스타일대로 휴무를 갖도록 하고 있다. 워크 라이프 밸런스란 일(work)과 생활(life)이 조화롭게 균형을 유지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일본 정부도 기업들의 움직임에 발 맞춰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자 하는 시도도 병행 중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상담 지원, 우수사례 소개,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단축 근무를 실시할 경우 기업에 우대 혜택도 제공할 방침이다. 후생노동성은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 양육을 위한 하루 1시간 이상 단축 근무를 허용하는 중소기업 사업주에게는 최대 40만 엔을 지급키로 했다.

일본은 OECD가맹국 중 노동력생산성은 21위, GDP는 세계 3위로 세계 국가들과 비교해볼 때 같은 시간동안 이윤을 창출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서 살아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가정의 역할을 전부 배우자 등 가족에게 맡기고 모든 시간을 회사를 위해 쏟아 부은 기존의 정형화된 일본의 직장인의 개념이 존재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제적으로 잔업 수당에 의존하는 이른바 '생활형 잔업'을 하고 있는 이들도 많기 때문에 근무 시간 감소로 수입이 줄어들게 되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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