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투자·기술이전 등 중장기 협력관계 구축 필요

[일간투데이 이동재 기자] 대한민국의 철강제품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산업협력 체계를 갖춰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코트라는 현재와 같은 단순한 수출형태를 유지할 경우 현지 시장을 개척하는데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합작투자나 기술이전 등 중장기 협력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저유가가 본격화된 2014년 이후 우리 기업이 수주하는 프로젝트 물량은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에어컨과 청량음료 각종 생활용품 제조에 사용되는 주석강판이나 스테인리스 강판 등 공업원료 성격의 철강제품이 수요 감소와 가격경쟁력 열세로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47%의 급격한 수출 감소가 초래돼 대사우디 시장 진출에 적색등이 켜진 상태다. 이 때문에 현재와 같은 마케팅과 경쟁력으로는 더 이상 사우디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코트라는 지금과 같은 단순 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합작투자나 수입대체품의 공동생산, 제3국의 공동진출을 모색하는 등 우리 기업과 사우디 기업 간의 중장기적인 파트너십에 의한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현재 사우디는 포스트 오일시대를 대비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산업다각화 정책을 추진중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 기업과 철강제품 분야에 합작투자를 원하는 기업이 많은 상황이다. 이를 활용, 양국 기업 간 협력상담회나 투자협력 행사를 통해 적합한 파트너를 발굴한 후 중장기적인 협력관계에 의한 안정적인 원자재 납품, 기술전수, 생산노하우 이전 등 다양한 형태의 현지 진출을 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의 철강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저유가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4년 말까지는 정부로부터 발주되는 방대한 물량의 프로젝트를 통해 한 해에만 11.8%의 고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주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오는 2020년까지 평균 4.5%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설경기의 확장을 꾀하고 있는 사우디의 조강 소비는 전년대비 4.3% 증가해 1460만t에 달했고, 강철 완제품의 소비는 1410만t으로 6%가 증가했다.

자료=코트라 리야드 무역관


사우디의 주된 철강 수입국가는 2014년 말을 기준으로 중국(23.3%), 일본(13.3%), 인도(8.1%), 한국(7.9%), 우크라이나(5.3%) 등이다. 이는 주로 고부가 철강제품이며 철강스크랩과 같은 원료는 유럽으로부터 사들이고 있다.


주로 1차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사우디 회사는 정부소유 사우디산업기반공사[Saudi Basic Industries Corp(SABIC)]의 자회사인 Saudi Iron and Steel Company(Hadeed)이다. Hadeed는 총 550만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 330만t은 철근, 철근코일, 선재코일, 강철빌릿과 같은 조강류이며, 220만t은 열연강박, 냉연강박, 주석도금강판, 표면처리강판 등과 같은 판재류이다.

사우디 철강산업 매출은 저유가로 인해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건설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2020년에는 230억 리얄(약 61억3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신규 투자가 일어나는 자동차산업도 자동차 강판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의 철강업체는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전기요금과 철강스크랩의 장기 고정가격에 힘입어 국내외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밑바탕이 되고 있다.

사우디의 건설산업 매출은 2020년에 593억 리얄(약 158억1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대형 주택공급 프로젝트들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초고속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저비용 주택공급을 위한 ESKAN과 SEDCO 등 주거개발펀드에 의해 추진되는 프로젝트들은 부동산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개발분야도 2020년에는 1810억 리얄(약 482억7000만 달러)의 매출규모로 성장, 사우디의 철강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의 프로젝트 발주국가로 이에 필요한 각종 철강재의 수요가 어느 국가보다 방대한 편이다. 현지의 생산기반이 미약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각국 철강 제조업체의 주된 시장 역할을 해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사우디에서 매년 방대한 프로젝트를 수주, 이에 필요한 각종 철강재를 수출해 왔다. 사우디 정부는 최근 산업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수입대체산업 및 국내 소비제품 제조시설이 가동되면서 이에 필요한 철강재를 수출에 역량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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