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투자와 수출량 등 큰 영향 받을 것 예상

[일간투데이 이동재 기자] 멕시코 자동차산업 생산량이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트럼프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멕시코 자동차 생산량은 2009년 세계 경제 침체로 인해 하락했지만 2010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988년 통계치 집계 후 가장 많은 346만5615대를 생산량을 기록했다.

멕시코의 값싼 노동력, 46개국과 FTA를 체결할 정도로 높은 무역개방성, 미국과 국경을 인접해 있으며 중남미 국가들과도 가까운 지리적 이점 등을 바탕으로 많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현지로 진출하거나 진출을 준비 중에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멕시코 몬테레이 기아자동차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며 2018년 40만 대까지 생산량을 증가할 계획이다. 지난해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시장 반응 또한 좋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 전문기업인 LMC Automotive는 트럼프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자동차생산 비중이 현재 19%에서 2020년 26%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업체들의 향후 생산전략과 미국 외 아시아 및 유럽국들의 투자 확대를 이유로 들고 있다.

멕시코는 현지에서 생산된 차량의 약 80%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수출물량의 80%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이용해 무관세로 미국, 캐나다로 수출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멕시코의 대미국 자동차 수출 비중은 2015년 72.2%, 2016년 77.1%로, 최근 미국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대미국 의존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수출량은 전년대비 0.3% 증가한 275만8896대를 기록,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멕시코 내수시장은 2009년 이후 꾸준히 확대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멕시코 내 자동차 판매율 1위 업체는 닛산으로, 2016년 기준 약 40만 대가 판매됐으며 그 뒤를 GM(30만 대), 폴크스바겐(24만 대) 등이 뒤따르고 있다. 2014년 멕시코에 진출한 현대자동차의 2016년 판매량은 전년대비 38.2% 증가한 3만6287대, 2015년 7월부터 시장 내 판매를 시작한 기아자동차의 판매량은 5만8112대로 전년대비 427.3% 늘었다.

문제는 새롭게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혹은 폐기, 국경장벽 건설, 불법이민자 및 해외 송금 규제 등 반멕시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행정명령,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그 비용을 멕시코가 부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멕시코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멕시코 정부는 국경장벽 비용을 지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트위터를 통해 비용을 지불하지 못하겠다면 향후(1월 31일)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게 낫겠다고 하자, 니에토 대통령 또한 정상회담 불참 의사를 밝혀 회담이 취소되기도 했다. 이와관련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0% 관세만 부과해도 장벽 건설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양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자, 멕시코 내 SNS와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코카콜라, 맥도널드, 스타벅스, 코스트코 등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멕시코 최대 부호인 카를로스 슬림은 트럼프는 ‘협상자’라며 자국 경제에 부정적인 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을 나타냈다.

정상회담 취소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때문에 냉장고 생산기업인 캐리어(Carrier)와 포드(Ford)가 멕시코 투자를 취소한 바 있다. 피아트 크라이슬러(FCA)의 경우, 1월 초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대로 35%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멕시코 내 공장을 철수 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미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 미국의 대멕시코 자동차 산업에 대한 투자와 수출량 등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 내의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NAFTA가 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멕시코가 FTA를 체결한 나라는 미국만을 제외하고도 40개국 이상이라며 관세·물류비용·문화적 차이 등 어려운 요소가 많지만 신시장을 개척할 것을 촉구했다. 페루와 콜롬비아는 미국과의 갈등에서 멕시코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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