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팀 홍보영 기자

[일간투데이 홍보영 기자] "출판업은 사양 산업"이라는 말이 공식처럼 떠돌고 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올해 서적도매업계 2위인 송인서적이 부도를 맞이하는 일이 있었다. 2000여 거래처를 둔 송인서적의 몰락은 가뜩이나 어려운 출판계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출판계가 '독서 불황'으로 몸살을 앓은 지는 오래됐다. 여기에 낙후된 유통구조도 한 몫하고 있다. 이번 송인서적 사태 역시 거래해오던 일선 서점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가면서 생긴 일이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 하면서 정부는 온라인 서점만 할인을 적용할 수 있는 법률조항을 만드는 등 차별적인 지원책을 시행해 왔다. 할인을 적용하지 못하는 오프라인 서점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윤철호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오프라인 서점이 규모는 영세하지만 고용효과는 도리어 높다"며, "온라인 서점만 지원한 것은 계산착오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간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출판계가 르네상스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독서 진흥이 일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독일이나 일본과 같이 안정적인 기금을 바탕으로 출판계를 위해 헌신할 단체가 필요하다.

지방에 가보면 번화가에서도 서점을 만나보기 힘들다. 사람들이 원하면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중심가에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서점이나 북클럽이 많이 생겨나야 작금의 독서 불황을 타개할 수 있다.

서울 한복판인 강남에 위치한 이색적인 서점은 출판계의 작은 희망이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대형 광고회사 부사장을 지내고 조그만 동네 책방을 차렸다는 서점 주인은 작지만 차별화된 요소로 고객 유치에 성공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항목으로 도서를 분류하고 유명인을 비롯한 지인들에게 추천 글을 받아 책에 꽂아둬 친근감을 더했다. 퇴근길 직장인들이 잠시 머물며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아늑한 분위기를 제공하며, 강좌도 개최한다.

본인만의 색깔이 있는 출판사, 서점 등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움직임이다. 이 서점 주인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갈무리한다. "디지털 시대라고는 해도, 사람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출판업에 대해 덮어놓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보다는, 출판사와 서점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는 방법을 모색해보는 게 어떨까. 여기에 공적기능을 잘 수행하는 유통기구나 세제혜택과 같은 좋은 제도를 마련해 출판계에 불어 닥친 불황에 슬기롭게 대처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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