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추위, 은행장에 위성호 사장 추천…"역량과 비전 가진 인재"
32년 신한맨 위상에 '신한사태' 복병…최우선 과제 '이미지 쇄신'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신한은행장에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내정됐다. '신한사태'에 연루됐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행장직에 사실상 낙점되면서 '이미지 쇄신'이라는 최우선 과제가 주어졌다.

신한은행은 8일 오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고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사진)을 신한은행장으로 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했다.

전일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는 조직의 미래를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역량과 비전을 가진 인재를 은행장 후보로 추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에 의견을 모으고, 위 사장을 2년 임기의 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위 사장은 32년째 신한에 몸담고 있는 '신한맨'이다.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이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카드 사장 등의 요직을 거치면서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구태의연한 경영방식보다는 혁신적인 마인드를 가진 인물로 꼽힌다. 신한카드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꾸준한 이익을 실현했던 것도 후보 검증에 있어 '플러스'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지난달 조용병 회장 내정자와 함께 지주사 회장을 뽑는 최종 면접에 올랐으나, 차기 회장을 도와 조직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차기 은행장 자리를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임추위까지 무사히 넘기면서 위 사장은 사실상 새 은행장에 낙점됐다. 취임 후 우선 과제는 단연 '이미지 쇄신'이다. 후보 검증과정에서 지난 2010년 불거진 '신한사태'가 복병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후보 자격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대내외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신한사태는 은행이 지주사의 최고경영자를 고소한 한국 금융사의 사상 초유 사태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신상훈 전 사장, 라응찬 전 회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3인'의 주도하에 벌어진 내분 사태다. 당시 지주사 부사장이었던 위 사장도 신한사태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금융정의연대는 지난 1일 위 사장이 증인으로 나서며 위증을 했다며 위증과 위증교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노조 역시 "제2의 신한사태가 재연되지 않도록 현명한 결정을 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며 위 사장이 새 행장에 오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신한은행지부 유주선 위원장은 "신한사태가 경영진 사이 갈등을 떠나 고소고발까지 가면서 은행 이미지 실추나 보이지 않은 피해를 끼쳤기때문에 한동우 회장을 여러차례 만나 신한사태와 관련된 인물을 배제해야한다고 의사를 표명했다"며 "신한사태의 재발방지가 우선이고 재판도 하루 빨리 마무리돼 더 곪지 않고 봉합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신한사태를 주도한 3인이 모두 퇴사한 상태고 연관된 임원이 한둘이 아닐텐데 전부 배제하기 힘들 것"이라며 "그럼에도 위 사장이 내정된 것은 역량을 인정받았기 때문이고, 위 사장 본인에게도 아픔인 신한사태를 치유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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