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고서 "한국, 6대 무역수지 적자 유발국"
트럼프행정부 '자국 우선 에너지 계획' 가속화
KIEP "기회요인 파악…상호협력 모색해야"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자국산 화석연료 수입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미국의 에너지·환경 정책 변화를 새로운 협력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아시아태평양본부 전략연구팀 문진영 팀장과 김은미 연구원이 지난 7일 발표한 '미국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환경 정책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연구팀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미국 우선 에너지 계획'을 제시하고 관련 부서에 친(親) 화석연료 성향의 인사들을 지명하는 등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국적 에너지기업인 엑손모빌의 CEO(최고경영자) 출신인 렉스 틸러슨을 국무장관으로 지명하고, 오바마 정부의 환경 정책의 대척점에 있던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를 에너지장관으로 내정한 것 등의 행보가 그 예다.

백악관내 신설된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피터 나바로가 최근 공동저서로 작성한 보고서에 한국을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유발하는 주요 6개국 중 하나로 지목했다. 미국내 원유 및 가스 생산 증가와 수출규제 개혁을 통해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교역 국가와의 무역수지를 개선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의 대표적인 에너지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석탄 등 풍부한 에너지·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수출보다 수입이 많아 수출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환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환경 정책 방향으로 ▲화석연료를 비롯한 미국내 에너지 자원의 최대 활용 ▲에너지 생산 및 수출 증대를 통한 에너지 독립 달성 ▲오바마 정부의 관련 규제 축소 및 폐지 등을 꼽았다.

앞서 우리나라 정부 역시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비해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미국산 셰일가스 도입 등 대미 원자재 교역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또, 한국가스공사는 올해부터 연간 280만t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도입할 방침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우리나라에 기회요인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따라서 미국의 친 화석연료 에너지 정책에 따른 기회요인을 미리 파악하고, 상호간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진영 KIEP 아시아태평양본부 전략연구팀장은 "트럼프 정부가 화석연료를 강조하면서도 청정 대기 및 수자원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청정 석탄을 위한 기술개발에 양국이 협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이 화석연료 개발을 통한 수익으로 미국내 수자원 및 인프라 개발에 나설 경우 우리 기업의 미국 진출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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