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구재→소비재 소비자 인식 전환 유도
국내업계 덩달아 호재…매출·영업이익↑

지난 2015년 12월 이케아 코리아 1주년 간담회에서 니콜라스 욘슨 마케팅 매니저가 지난 1년의 사업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케아코리아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스웨덴 '가구공룡'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홈퍼니싱(Home furnishing) 시장 성장을 촉진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암흑기였던 가구시장이 활성화되고 업계의 해외 진출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

이케아가 가구를 내구재에서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소비재로 인식 변화를 선도하고 업계에서는 대형 유통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10일 발표한 '이케아 진출 2년, 홈퍼니싱 시장의 변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케아는 올해 파주에 2호점을 개점하고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경기 고양시와 충남 계룡 등 전국 5곳에 매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케아의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국내 매출은 3450억원으로, 같은 기간 한샘(1억7782억원)과 현대리바트(7076억원), 에넥스(3710억원)에 이은 4위 규모다.

이케아는 저가 가격에 소비자가 직접 가구를 설치·조립하는 가구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또, 가구는 한 번 구입하면 오래 쓴다는 소비자들의 편견을 깨고 개인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소비재로서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이에 홈퍼니싱 시장의 주축으로 가구와 생활용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1인 가구 증가와 소득수준 향상, 주거환경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공급자들의 변화 노력 등이 시장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홈퍼니싱은 집을 가구와 조명 및 각종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꾸미는 것을 말한다.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며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가구를 제외한 생활용품 시장도 성장을 지속해 오는 2023년 18조원 규모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가 이상의 완성품을 공급하는 국내업체 입장에선 이케아 덕분에 호황을 누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한샘 등 주요 홈퍼니싱 기업들은 이케아가 국내로 진출하기 2년 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한샘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6.1%, 41.1% 증가, 상위 5개 기업은 각각 31.9%, 18.5% 증가했다.

이케아와 한샘 등 주요 홈퍼니싱 기업들은 단순한 전시와 판매를 벗어나 주거·생활공간을 기획해 소비자에게 제시하고, 가구는 물론 침구와 생활소품까지 원스톱으로 구입할 수 있는 종합 플랫폼을 구성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케아를 비롯한 주요 브랜드의 점포 확대는 물론 올해부터 내년까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파트 신규 입주는 홈퍼니싱 수요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며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소규모 업체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도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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