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교수·전 관훈클럽 총무
■ 탄핵은 인용되고 민주당서 정권창출?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망서려진다. 반기문 전 총장의 포기로 대선환경이 급변했다. 안희정과 황교안의 지지율이 급등했다. 안희정 지사는 노무현 제자다운 말솜씨에 덧붙여 중도적 스탠스로 세를 불리고 있다. 반면 문재인의 대세론은 위협받고 있다.
황교안의 지지율은 보수강경파라는 한계에 갇혀있다. 탄핵인용이 된다면 그 여파로 지지율이 오를 수도 있겠지만 역시 보수강경-안보우선-북한경계파라는 제한적 범위에 머물 것이다.
그래서 박근혜-최순실 파문의 반동으로 야당, 특히 민주당은 거의 압도적으로 유리한 형국이다. 그 민주당에서 문재인이 후보가 될 확률이 높다고는 하지만 당내 경선에서 1등을 할지는 미지수다. 결선투표제까지 있어서 예측이 더 어렵다. 결국 안희정의 지지율이 문재인을 능가하게 되는 시점에서 이른바 당심이 흔들릴 것이고 그 진폭에 따라 ‘안희정 후보’를 탄생시키는 이변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문재인에게는 그의 안보관에 대한 부정적 인상과 비토세력이 큰 문제다. 친문 패권주의라고 일컬어지는 독점성과 불통구조 때문에 비판자들은 ‘제2의의 박근혜’하는 표현도 쓰고 있다. 최근에 한 예비역 장성의 영입을 둘러싸고 일어난 일이나 일자리 81만개 공약을 둘러싸고 일어난 유아독존적 반응도 그런 인상을 짙게 풍겼고 그가 집권한다는 가정 하에 우려를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는 이런 저런 악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예상 밖의 악재들이 출현한다면 위태로울 수 있다.
바른정당의 유승민도 안희정 만큼 젊고 똑똑하지만 뜨지 못하고 있다. 비박이라고는 하지만 전국적인 반박근혜 바람을 피하기 어렵다. 바른정당이 새누리당에서 분가한 이후 성장을 멈추고 있는 것도 큰 원인이다. 안철수의 전성시대는 지난 것 같다. 가능성이 있는 이들 2군 후보들은 문재인-안희정의 동반하락이나 특별한 사건이 없는 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 탄핵대립 심화…헌정중단 우려도 나와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이번 대선이 과연 예상대로 치러질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견해도 있다. 지금 탄핵찬성파와 탄핵반대파들의 지나친 압박행위, 대규모 충돌이나 혼란이 발생한다면 그 와중에서 의외의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혼란사태를 경찰이 통제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는 군의 출동, 즉 비상계엄 밖에 없다. 군이 출동하는 상황이 오면 사태가 매우 유동적이 된다. 정치권과의 충돌, 일반 시민과의 충돌도 예상할 수 있고 그런 과정에서 헌정중단 같은 비극적인 상태가 생길수도 있다.
물론 그동안의 민주주의 훈련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보아 그럴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봐야겠지만 지금 탄핵을 둘러싼 대립이 레드라인에 접근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점에서 대선에서의 이해관계에 집착한 정치인들이 탄핵찬반 집회에 가담하고 선동적인 언동을 하는 것은 매우 개탄할 일이다. 이것은 위험한 상황을 더 위험하게 만들고 국민분열을 촉진할 뿐이다.
구월환 순천향대 교수·전 관훈클럽 총무
일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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