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전망치 영업이익 12% 순이익 25% 괴리 발생
삼성전자는 오히려 보수적 진단…"투자판단시 주의해야"

▲ 2016년도 4분기 실적 추정치와 상장사 발표 잠정치간 비교.자료=에프앤가이드(단위 억원)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에도 증권사들의 실적 예측은 크게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와 확정치간 최대 90%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특히 흑자를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적자로 나오는 등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가 발표한 4분기 실적 잠정치와 증권사 추정치간 영업이익은 12%, 순이익은 25%의 괴리율을 보였다. 추정기관수가 3곳 이상인 150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비교했다.

150개 상장사의 4분기 잠정 영업이익 합계는 25조9410억원으로 증권사들이 추정한 영업이익(29조3580억원)을 4조원 가량 밑돌았다. 긍정적으로 바라본 증권사들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순이익은 추정치가 없는 더존비즈온을 제외한 140곳의 상장사를 비교한 결과, 추정치가 5조원 정도 웃돌았다.

상장사 별로 보면 적게는 0.2%, 크게는 90% 이상 괴리가 발생했다.

코스피 상장사 S&T모티브에 대한 증권사들의 추정 영업이익은 262억원이었다. 그러나 공시한 잠정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추정치와 무려 96%의 괴리율을 보였다. 순이익 역시 증권사들은 181억원의 수익을 예상했지만, 60억원의 순손실이 났다.

한전KPS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0억원, 순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의 추정 영업이익은 239억원, 순이익은 145억원으로 80% 이상 뻥튀기됐다.

또 LG전자에 대해서는 11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공시를 보면 LG전자는 350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9곳의 상장사가 영업적자를 냈지만, 증권사들은 흑자를 전망했다.

반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해서는 오히려 보수적 바라봤다.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은 8조2948억원이었지만, 삼성전자는 9조2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동기간 순이익도 추정치를 9% 웃돌았다.

증권사들의 추정치가 확정치와 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상장사들이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하고 있기때문이다. 수익을 환산하기 까다롭고 복잡한 항목일수록 예측은 더 빗나간다.

한 증권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는 "위탁매매 수수료의 경우 증시 거래대금을 보면 어느정도 추정이 가능한데, 상품운용의 경우 ELS같은 파생상품도 있고, 고객 자산관련 운용 수익도 있어 이를 모두 합산한 추정치를 발표해야하기때문에 힘들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가 발표하는 실적 컨센서스는 어디까지나 '예측'이란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투자판단시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한다.

한 금융투자 전문가는 "기업의 IPO나 회사채를 주관하는 업을 하다보니 증권사들과 상장사간 이해상충이 있다"며 "'바이(매수)'의견을 던져야 투자를 결심하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실장은 "증권사 리포트를 활용할때 낙관적인 가정에 기초해서 예측이 이뤄졌다는 것을 감안하고 접근해야 한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와 같이 관행 개선의 노력이 확대되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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