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 이재춘 원장

2009년 우리나라 정부가 R&D사업에 배정한 예산은 12조3천억원으로 1997년 3조원에 비해 약 4배 상승했다.

이는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중요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현재 GDP 대비 약 3.7%인 국가 R&D 투자비중은 2012년까지 GDP의 5%인 16조까지 확대투자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설교통분야 연구개발사업 또한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관련 예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건설교통분야의 R&D 사업예산은 약 3700억원으로 건설교통분야 연구개발사업이 관리기관의 등장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2년과 비교하면 비약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높은 예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투자확대는 개발위주 경제성장의 한계, 중국을 비롯 아시아 국가들의 급성장으로 21세기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발굴이 무엇보다 시급한 우리나라의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다.

그러나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연구개발사업의 체계적 관리와 기술성과에 대한 확산 및 실용화부분이다.

정부는 지금까지의 R&D 투자현황을 토대로, R&D 투자에 대한 실효성을 제고하고 투자효율화를 극대화하기 위해 연구관리전문기관의 통합, 중복투자의 개선, 연구자친화적인 제도개선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연구개발성과의 확산과 실용화는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 강조될 수록 더욱 많은 관심과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건설교통분야의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이하 건교평)은 지난 2002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건설교통 연구개발 사업의 체계적인 관리와 연구성과의 현장실용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08년 기준으로 건설교통연구개발사업은 16,000여건의 논문과 1,800여건의 지식재산권 등록 등의 과학기술적 성과를 이루었고, 유리섬유강화 복합소재 교량바닥판을 세계 두 번째로 독자개발해 부산항 공사시 공사비 100억원을 절약하고, 불필요한 도로구간의 동상방지층 삭제로 약 720억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등 다양한 성공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연구개발사업은 성과를 도출하기까지 오랜시간과 많은 전문인력, 예산이 투입되는 고부가가치사업으로, 건설교통분야의 경우 기술의 융복합, 국가간의 치열한 경쟁, 기후변화 등 외부적인 요인까지 작용해 그 성과창출과 실용화를 이루어내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 어떤 분야보다 연구성과의 사회적 영향력이 큰 분야인만큼 건설교통분야 연구성과 극대화는 건교평의 가장 중요한 미션이며, 어려운 숙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건교평에서는 국가 건설교통 R&D 사업의 실천 프로그램인 <건설교통 R&D 혁신로드맵>에 따라 VC-10(Value Creator 10) 사업을 진행중이며, VC-10 사업에는 U-Eco시티, 스마트하이웨이, 도시형자기부상열차실용화, 초고층복합빌딩, 해수담수화플랜트 등이 포함돼 있다.

VC-10사업은 올해 초 초고층복합빌딩사업단을 마지막으로 모두 출범했으며, 각 사업마다 테스트베드(Test-Bed)라는 시험시공을 통해 실용적이고 현장활용이 가능한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연구개발성과의 현장 적용 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정부가 목표로 삼고 있는 ‘선진 기술력 확보’와도 연결된다.

많은 국가예산을 투자해 오랜 시간 연구자들이 노력한 결실이 현장에서 빛을 발할 때 국가연구개발사업이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탠다드를 주도하는 21세기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교평은 이 외에도 건설교통분야 연구성과 극대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오는 9월29일에서 30일 코엑스에서 <2009 건설교통 R&D 성과포럼>을 개최하고 그간의 다양한 연구성과를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확산하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그간 진행된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연구자들의 발표와 시제품 전시 등이 함께해 건설교통분야 연구의 새로운 비전과 미션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올해는 다윈이 탄생한 지 200년, ‘종의 기원’을 출판한 지 1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진화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다윈의 논리는 150주년이 지난 지금도 변치않는 진리가 되고 있다.

건설교통분야 연구개발사업도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의 연구로 이뤄낸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앞으로 도시변화, 기술융복합, 기후변화 등 다양한 미래사회 트랜드를 반영해 더욱 발전하고 진화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그리고 건교평은 건설교통 연구개발사업의 모든 과제들이 보다 빨리, 보다 효과적으로 가시화될 수 있도록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겸손한 모습으로 연구성과창출의 극대화와 실용화를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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