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김학성 칼럼]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말라강원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
  • 일간투데이
  • 승인 2017.02.14 09:52
  • 19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구글+
네이버 밴드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폴라
핀터레스트
URL 복사
   
선거연령 인하가 이슈다. 일반적으로 젊은 층은 반 집권당 정서가 강하기에 야당은 인하에, 여당은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적정한 선거연령은 정당의 이해와 무관하게 정리돼야 하며, 적용시기 역시 객관적이어야 한다.

인류가 제한선거의 악몽에서 벗어나 보통선거로 이행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요구됐다. 또 평등선거의 실현까지 적지 않은 장애물을 힘들게 넘어야 했다. 보통선거는 누구에게나 선거권을 인정하는 것으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또 재산세납부나 문자해독능력여부로 선거권을 부정하는 제한선거와 반대된다.

■ 선거연령 하향 전세계 추세…18세 적절

선거권은 1791년 프랑스 헌법에서 처음으로 규정됐는데 당시의 선거권은 남성에게만 그것도 재산세납부를 조건으로 했다. 남성에 대한 보통선거는 1848년에, 여성의 참정권은 백년이 지난 1944년에 인정됐다. 영국에서는 1918년 남성에 대한 보통선거가 실시됐는데, 당시 남자는 21세 이상이었던데 반해 여성은 30세 이상이었다. 남녀평등선거는 1928년에 이뤄졌다. 미국은 1920년 수정헌법 제19조에서 여성의 투표권을 헌법상 처음으로 허용했다.

우리나라는 1948년 건국헌법에서 선거연령을 21세로 규정했는데 1960년 제3차 개헌에서 선거연령을 20세로 인하했고, 그 후 제5공화국 헌법까지 선거연령 20세를 유지했다. 1987년 현행 헌법 개정시, 선거연령은 헌법에서 직접 규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19세 인하를 놓고 여야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선거연령을 법률에 위임하는 우를 범했다. 당시 공직선거법은 선거연령을 20세로 했는데 2005년 19세로 선거연령이 낮춰졌다. 현재 국회에는 선거연령의 인하를 내용으로 하는 공직선거법이 여러 건 발의돼 있고, 2016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에 선거연령인하를 제안한바 있다.

선거연령인하를 반대하는 입장은 입시중심의 교육제도 하에서 청소년의 시민의식이나 정치의식교육이 아직은 미흡하고,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경우 독자적 판단보다는 타인 특히 부모의 영향에 종속되기 쉽다고 한다. 반면 18세로 인하를 주장하는 입장은 18세가 되면 공무담임도 운전면허취득도 또 혼인도 가능하고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데, 유독 선거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법체계 전반과 충돌하며, 중등교육을 마치는 연령인 18세부터는 정치적 사회적 판단능력이 크게 성숙되어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선거연령이 18세가 적당한지 19세가 옳은지는 입법재량이며 어느 쪽을 선택해도 이를 가지고 헌법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고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18세 인하에 한 표 던지고자 한다. 생각건대 인류의 역사는 선거권확대의 역사인데, 선거권은 국민주권의 표현으로 가능한 넓게 인정되며 그 제한은 최소에 그쳐야 한다. 그래서 헌법학에서는 연령 외에 어떤 사유로도 선거권제한을 정당하다고 보지 않고 있다.

■ 조기 대선부터 적용은 적절치 않아

선거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바, 선거연령의 하향조정이 전 세계적 추세이다. 오스트리아, 브라질, 쿠바와 같이 16세부터 선거권을 부여함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지지만, OECD국가 중 우리나라만 19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니, 왠지 선거연령에 관해 후진적이란 느낌이 든다. 2015년 기준으로 전 세계 199개국 중 90%의 국가가 선거연령을 18세로 하고 있다는 점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법학세미나, 일본평론사, 2017.1). 한반도 주변의 일본, 중국, 러시아도 모두 18세다. 이웃 일본은 1945년에 25세 선거연령을 20세로 낮추었고 2015년에 선거연령을 다시 18세로 인하하였다. 지금은 민법의 성년시기를 선거연령에 맞추려고 노력 중이라고 한다.

선거연령의 인하를 통해 정치적 의사표현의 기회를 확대하고 참여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해 합리적 유권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선거연령 18세가 적절하다고 하여 금번 대선 보궐선거부터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李下不整冠)'고 했기 때문이다.

김학성 강원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