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팀 홍보영 기자

[일간투데이 홍보영 기자] 거리마다 달콤한 향이 가득하다. 사람들 머릿속에 오늘은 밸런타인데이로 각인돼 있다. 밸런타인데이는 사제 발렌티노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기념일이다. 요즘에는 연인들끼리 선물이나 카드를 주고받는 날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이 좋아하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한다.

하지만 마냥 달콤하기만 할 것 같은 오늘은 씁쓸한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날이기도 하다. 2월 14일은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이다.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일본은 1910년 2월 14일 안 의사에게 사형을 선고했으며, 3월 26일 처형했다.

안 의사의 어머니인 조마리아 여사는 아들의 사형 선고 소식을 듣고 "네가 만약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며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는 것이다"고 전했다고 알려진다.

아들을 먼저 죽음에로 앞세우는 일은 부모로서 피눈물 나는 고통이다. 그만큼 안 의사와 그의 어머니가 조국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오늘날 안중근 의사는 우리에게 '애국'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그러면서도 정작 올바른 역사의식의 부재가 한국 사회의 씁쓸한 단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유명 걸그룹이 한 TV 프로그램에서 안중근 의사를 안창호, 긴또깡(김두환) 등으로 불러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최근에는 인천 부평역 지하상가에 설치된 게시판에 부착된 한 포스터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이 포스터에는 혈서를 쓰기 위해 약지를 절단했던 안 의사의 손도장과 함께 'STOP! 테러!'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인천 부평경찰서가 지난해 10월 테러 예방 홍보를 위해 제작한 것이다.

논란에 대해 부평경찰서는 12일 "논란이 된 손도장은 '테러를 멈춰야 한다'는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포스터에 사용한 것으로 안중근 의사를 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며, "담당 직원이 손바닥 그림을 인터넷에서 찾다가 실수로 안 의사의 손도장을 사용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역사 왜곡은 교과서까지 흔들고 있다. 국정교과서 논란이 한차례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간데 이어 일본의 한국사 왜곡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역사 교과서의 종합적인 서술 부분에 정부 입장을 밝힐 수 있도록 지침 개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리 먼저 올바르고 정확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어야한다.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부터 역사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차근차근 알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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