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초 정경부 국장대우

1년 앞으로 성큼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이 연일 전파를 타고 있다. 전세계인들의 관심이 평창에 쏠린 가운데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이나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반면교사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치는 러시아연방 남서부 크라스노다르 지구에 있는 휴양도시며 흑해연안을 따라 있다. 소치 동계올림픽은 60조의 행사예산에 88개국 4000명의 선수단이 참여한 역대 최대의 동계올림픽이었다. 기대했던 경제 효과는 루블화의 가치하락과 더불어 거의 ‘마이너스’였다. 이 대회에서 1위는 개최국 러시아가 차지했고 노르웨이와 캐나다가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13위를 기록했다.

■ ‘올림픽 후유증’ 적자행진에 두도시 몸살

2018년 2월 9일부터 2월 25일까지 17일간 열릴 평창 동계올림픽은 95개국에서 6500여명이 참가해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매머드급’ 대회가 될 거라고 한다.

온 나라를 들썩이게 했던 평창유치 성공의 기억이 꼬리를 문다. 1차 투표에서 95표 중 63표를 득표해 2차 투표가 필요 없이 압도적 표차로 유치를 결정했다. 2003년 벤쿠버(2010년) 2007년 러시아 소치(2014년)에 이은 3수만의 쾌거였다. 거기에 대한민국은 스포츠 그랜드슬램(하계, 동계올림픽, 월드컵축구, 세계육상선수권)을 달성한 것이다.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이탈리아, 일본(삿포로 1972년 11회, 나가노 1998년 18회)에 이은 여섯 번째 쾌거다. 미국이나 중국도 못한 일을 한국이 했다. 1950년 한국 전쟁 때 우리나라를 도와주려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에티오피아)에서 조차 왔었다. 1960년대 초 필리핀은 가난했던 대한민국에 대규모 체육관(장충체육관)을 지어주었다. 그런 나라에서 불과 60여 년 만에 스포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이다.

대부분의 많은 나라에서 세계적 대규모 이벤트를 유치하면 국가위상이 올라가고 그에 준하는 경제효과가 발생한다. 평창도 동계올림픽 유치로 경제전문가들의 견해 차이는 있지만, 직·간접 효과를 포함해 적게는 25조에서 많게는 55조 이상의 경제효과를 이야기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이 30만 명에서 50만 명, 외국인 관광객이 80만 명에서 150만 명, 내국인 관광객이 150만명에서 200만 명 정도라고 한다. 바람직한 이야기다. 그 정도의 경제효과로 우리 서민들이 허리 좀 펴고 살면 좋겠다. 하지만, 지속성이 늘 문제가 되고 있다. 몇 해 전 G20 유치 경제효과가 450조원 될 것이라고 언론과 정부산하 단체에서 발표한 적이 있다. 과연 지금 얼마나 그 경제효과를 누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 장밋빛 전망 대신 사후운영에 관심을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의 적자가 35조 원 가량 된다고 한다. 물론 세계 유수 언론이 공식 발표한 것은 15조 원 가량이지만 어마어마한 적자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적자 대부분이 지역주민과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진다고 한다. 벤쿠버는 선수촌 아파트분양문제와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몸살을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그 와중에 건설업체와 기업들만 재미를 보았다는 풍문도 있다.

기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하계올림픽인 리우 올림픽도 행사 후 도시가 파산지경에 이르렀다. 더구나 동계올림픽은 보편성에서 제한이 있다. 캐나다나 북유럽처럼 기후적 이점이나 문화수준이 동계스포츠와 어우러진다면 모르지만 우리나라는 모든 면에서 아직은 동계스포츠의 인프라가 부족하다. 행사 후의 시설유지와 운영도 문제다. 인구 4만 명에 불과한 도시에서 감당하기엔 역부족일 수 있다.

벤쿠버는 인구가 200만이고 소치는 그에 못지않은 대규모 휴양도시다. 대한민국이 소치의 결과를 냉철하게 판단해 평창 때 지혜롭게 활용하길 간절히 바라지만 단순비교만으로도 인구 4만의 평창이 행사 후 인프라를 얼마나 흡수할 지는 미지수다.

20조원이니 60조원이니 장밋빛 경제유발 효과만 내세우지 말라. 이번엔 정부나 대기업이 정말로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마비 상태인 대한민국에게 너무도 허황된 바람인가.

김동초 정경부 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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