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美 보호주의 등 통상환경 악화
KIET "고부가가치 중간재 생산·수출 확대해야"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세계무역이 호황기를 끝내고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투자조정 등 신흥시장국의 수입수요 감소가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EU 완전 탈퇴) 선언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조치로 인해 통상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우리나라 산업은 단기적으로 해외수요에 의존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무역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수출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한국 무역, 뉴노멀 시대의 도전과 대응'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계무역이 비정상적인 정체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무역 회복이 지연되면서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V자' 회복 후 곧바로 하락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세계무역이 20년간 호황기를 끝내고 정상으로 회귀하는 과도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보고서는 세계무역 정체의 주요 원인으로 투자재수입수요 부진을 꼽았다. 세계 수입수요의 위축은 투자주도형 성장을 구가하던 중국 구조조정과 원자재 가격 약세로 인한 원유·원자재 수출국들의 자본지출 삭감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산업 또한 금융위기를 전후해 주요 업종의 세계 투자재 생산에 드는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최종재수출의 타격이 가장 큰 업종은 전자산업으로 2011년을 고비로 큰 폭의 하락세로 전환했다. 자동차·전기·기계업종의 최종재수출도 모두 하락했다.

이에 신산업은 물론 주력산업에서도 생산성과 활용성이 높은 소재·부품과 이를 이용한 고부가가치 중간재의 생산과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완성재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해 혁신적인 하드웨어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결합한 고품격 복합상품의 개발과 수출에 노력해야 한다"며 "중국의 중간재 산업 발전과 소비재 고급화에 대응해 제품 차별화를 통한 수평무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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