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망 앞세워 시장 공백 파고들어
최근 미국 시장조사회사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9.4%의 점유율을 보이며 5위로 뒷걸음질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빅3’ 제조사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분기 기준으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노트7 단종 영향으로 4분기 1위에서 5위로 네 계단이나 밀려났다.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동안 오포는 12.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처음 1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2015년 4분기 6.7%에서 불과 1년만에 2배 가까이 점유율을 확대했다. 오포에 이어 애플이 12.2%로 2위, 화웨이가 11.1%로 3위, 비보가 10.9%로 4위를 각각 차지했다. 샤오미는 6.3%로 6위, ZTE는 3.3%로 7위였다. 중국 BBK의 자회사로 같은 뿌리인 오포와 비보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23.2%로 경쟁사를 압도했다. 지난해 하반기 아이폰7을 출시한 애플이 근소한 차이로 2위 수성에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단연 주목받은 곳은 초고속 성장을 이어간 중국 오포다. 오포와 비보는 BBK 자회사로 형제 기업이다. 돤융핑 BBK전자 회장은 1995년 회사를 창업해 컴퓨터와 DVD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등을 팔면서 큰 재산을 모았다.1999년 BBK전자 시청각 사업 부문에서 분사된 오포는 2006년 휴대폰 사업에 진출했다. 오포와 함께 BBK전자에서 떨어져 나온 비보와 사업 영역이 겹쳤지만 천밍융 오포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최종 의사결정권자였던 돤융핑 회장에게 “휴대폰이 앞으로 모든 것을 집어삼키게 될 것”이라며 불가피성을 호소했다고 한다.
오포의 경쟁력은 이른바 ‘가성비’다. 초저가 제품에 주력하는 샤오미와 달리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하드웨어 성능을 끌어올려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오포는 지난해 내놓은 베스트셀러 안드로이드폰인 R9, R9s로 중국 시장을 휩쓸었다. 중국 내 24만여개에 달하는 매장을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판매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류재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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