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전자상거래 영역 확장…아마존에 도전장
음성으로 생필품 주문…'구글 익스프레스' 연계

▲ 구글홈(Google Home). 사진=구글 홈페이지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구글이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홈'에 음성쇼핑 기능을 추가하면서 전자상거래사업 영역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세계 최대 인터넷 상거래 업체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서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21일 KT경제경영연구소는 '음성 쇼핑 기능을 추가한 구글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구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구글홈에 '구글 익스프레스(식료품 당일 배송 서비스)'를 연동시켜 음성을 통해 화장지와 비타민 등과 같은 생필품을 주문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구글홈의 쇼핑 기능을 사용하려면 구글홈 앱 결제 항목에서 배송지의 주소 설정을 하면 된다. 사용자는 'OK Google'로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성화하고 원하는 물품을 음성으로 요청하면 된다.

오는 4월 30일까지 구글홈을 통한 쇼핑에 추가 비용이나 연회비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유료로 전환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이 제품은 구글이 지난해 11월 경쟁사 제품인 AI 음성 비서 아마존 에코의 대항마로 선보였다. 원거리 음성인식 및 터치 컨트롤, Hi-Fi 스피커를 탑재한 게 특징이다. 구글의 계정과 연동돼 음성인식·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요청을 실행할 수 있다.

앞서 아마존은 스마트 스피커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15년 아마존 에코는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AI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금까지 5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에 내장된 AI 비서 '알렉사'는 각종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연결되면서 고유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이 또다시 격돌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속도전 양상이 예상된다.

시장조사기업 가트너에 따르면, 스마트 스피커 시장 규모는 2015년 3억6000만달러에서 2020년 21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 2020년까지 전체 소비자의 25%가 가정내 2개 이상의 스마트 스피커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스마트 스피커에 스크린이 없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상세 정보 전달은 힘들겠지만, 자주 구입하는 생필품은 음성 주문의 장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를 통해 기존 구매 이력을 기준으로 적절한 제품을 추천하고 빠른 배송이 이뤄지면 사용자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어서다.

또, 공급자 입장에서는 시장 포화상황에서 온라인 쇼핑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다만, 보고서는 구글의 치밀한 전략에도 불구하고 구글 익스프레스가 아직 대중화되지 못했으며 제공되는 상품들이 경쟁사와 큰 차별화가 되지 못하다는 문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대다수의 사용자는 여전히 물품 구입시 아마존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글은 전자상거래 사업에서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스마트 스피커 시장은 당분간 뜨거운 경쟁이 벌어질 것이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보다는 완성도 높게 빠른 기능 제공이 성공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며 "초기에는 단순 생필품 구매에 머물겠지만, 스크린 없는 환경 아래에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내 큰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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