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봉 정치부장

2010년 지방선거 화두는 무상급식이었다. 경기도교육감으로 출마했던 김상곤 후보가 무상급식을 먼저 꺼내면서 전국적인 확산을 불러왔고,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지자체에서 무상급식은 진보진영의 아이콘이 됐다.

무상급식은 2012년 4월 11일 총선에서도 후보들마다 앞 다투어 공약으로 내걸었고, 그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현 박근혜 대통령마저 교육복지 차원에서 무상급식을 언급했다. 특히 선거운동을 위해 강원도를 찾은 당시 박근혜 대선후보는 강원도 18개 시·군 중 유일하게 초등학교, 중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하지 않던 춘천시에 무상급식을 하도록 권유를 할 정도였다.

■ 끼니 해결에 머문 무상급식

현재 한국사회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무상급식은 제자리를 잡았고, 고등학교까지 확대실시를 하는 단계 바로 직전에 와 있다.

하지만 초·중·고등학생들에게 점심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 사회소외계층의 자녀들이 안심하고 맛있는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기본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학기 중 학교에서 급식을 통해 밥을 먹는 아이들 중 저녁은 학교에서 나눠주는 급식표를 가지고 분식집이나 편의점에서 해결하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고, 방학 중에는 하루 세끼 먹는 것을 걱정하고 염려해야 하는 학생들이 매우 많다.

한국사회가 밥을 굶는 학생들에게 한 끼 밥만 먹여주면 된다는 인식을 갖고 사회복지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학생들이 밥을 먹는 것만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밥을 굶는 학생이 있는 가정이 빈곤을 탈출 할 수 있도록 직업부터 양육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지원을 통해 일정기간이 지나면 부모와 함께 밥을 먹는 것을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캐나다, 영국, 프랑스, 미국 등 많은 국가에서 밥을 굶는 학생이 있다고 그 학생에게 점심이나 저녁을 주는 것으로 해결책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OECD많은 국가에서 밥을 굶는 학생들이 부모들이 일을 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식탁에 앉아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는 총체적인 지원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즉 밥 한 끼를 해결해주는 차원에서 벗어나 빈곤가정이 그 빈곤으로부터 영원히 탈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시작된 교육복지 차원의 무상급식, 이제 한국사회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때가 됐다. 단순히 밥 한 끼를 책임지는 단계에서 빈곤가정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는 정책으로 올라서야 한다.

■ 빈곤가정 탈출 프로그램 활성화를

실제 각 지자체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밥을 굶는 많은 학생들이 집에 쌀이 없어서 굶는 것보다 맞벌이 부부나 한 부모 가정에서 생활하면서 밥을 해먹지 못해 굶는 상황이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빈곤가정에 일정 수익이 발생하고, 그 수익으로 말미암아 가정이 안정이 되면 부모와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그러므로 정부와 지자체는 긴밀한 협조를 통해 빈곤가정에 대한 급식이 지역별 교육청과 지차제만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에서 벗어나 국가정책으로 빈곤가정 탈출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

즐거운 겨울방학 기간인 지금도 한국사회에 3000~4000원 급식표를 들고 편의점과 분식집을 찾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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