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한파 부른 높은 제조업 의존도
서비스업 강화로 체질개선 한목소리

고용절벽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제조업이 성장동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해외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대외여건에 민감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한다. 이에 본지는 미래 유망산업으로 꼽히는 할랄·코셔 산업과 반려동물 산업 등 국내 현주소와 일거리 창출을 위한 해법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정부 신산업 육성…새직업군 유도
반려동물·할랄·코셔산업 등 주목


"기술진보엔 새일자리 반드시 생겨"
4차산업혁명 대비 인재양성 시급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연초부터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지난 1월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서고 제조업 취업자 수는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제조업 공장이 놀면서 신규 채용자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조업 의존도를 줄이고 서비스업을 강화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반려동물산업과 할랄산업 등 신산업 육성을 통해 실업자의 새 일자리 마련이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배경이다.

지난달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는 전년동월대비 2만2000명 증가한 100만 9000명을 기록했다. 1월 기준으로는 2010년 이후 7년 만에 최대치다.

특히, 제조업 시장에서 취업 한파가 두드러졌다.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7월 6만5000명 줄어든 이후 올 1월까지 7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1월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무려 16만명 감소하며 2009년 9월(17만3000명)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4%로 전년대비 1.9%p 감소하며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전체 취업자도 제조업 고용 부진과 지난해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폭이 둔화됐다. 1월 취업자는 2568만9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4만3000명 증가에 그쳤으며 고용률은 58.9%로 전년동월대비 0.1%p 상승했다.

1월 실업자 수가 100만9000명으로 7개월 만에 다시 100만 명을 넘어선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실업자들이 실업급여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의 제조업 쏠림 현상이 취업 한파를 초래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수출주도형 산업구조인 탓에 경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2014년 기준 국내총생산(GDP)대비 제조업의 비중은 31%에 달한다. 글로벌 평균인 15%에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일자리를 확산시키고 새로운 미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고용 패러다임을 새 시대에 맞게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을 버리고 미래 먹거리산업 강화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모색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군희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는 "과거 1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실업자들은 일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기계파괴운동인 '러다이트운동'을 전개했다"며 "하지만 새로운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문 인력을 요구하는 새 일자리가 창출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과거 대다수가 농업인구였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그 비율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간 모습과 같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기술 진보가 이뤄질수록 새로운 일자리 수요는 생기기 마련"이라며 "새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직업 교육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져 미래 먹거리에 적합한 인재 양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AEON마트에서 현지 무슬림들이 할랄 신라면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농심


한편, 정부가 지난해 7월 국내 경제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산업으로 할랄·코셔산업과 반려동물산업 등을 육성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와 관련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우선 할랄산업은 시장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할랄(Halal)은 이슬람 율법하에서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일컫는다.

시장조사 기관인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세계 할랄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3조6600억달러였으며, 이 중 할랄 식품 분야는 1조8000억달러로 전체 세계 시장규모의 약 18%를 차지하고 있다.

톰슨로이터는 '2016 글로벌 이슬람 경제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세계 할랄시장은 5조3000억달러에 이르며 이 중 2조3000억에 달하는 할랄식품 부문에 화장품 및 의류·패션 물류 금융 서비스가 6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할랄코리아 조직위원회 집행위원 글로벌컴스 임한섭 부사장은 "할랄 관련 비즈니스가 단순 먹거리에 국한되지 않고 관련 제품 및 서비스로 확대돼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도 향후 5년의 미래유망직업 50선 중 '할랄전문가'가 발달 가능성이 높고, 직업만족도가 높은 업종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향후 국내 할랄 산업과 관련한 서비스직업군이 다양하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급격히 성장하는 반려동물산업에도 관련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반려동물 산업 진흥과 정책 개발을 전담할 전문팀을 꾸렸다.

반려동물 수요는 1인가구 증가와 함께 고령화 진행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보유한 가구는 2010년 전체 가구의 17.4%에서 2015년 21.8%로 비중이 늘었다.

반려동물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KB증권의 '반려동물 시장 성장하고 있는 블루오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12년 9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3000억원으로 5년만에 2.5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2020년에는 5조8000억원까지 확대할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이같은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 반려동물시장과 관련한 일자리를 2020년까지 4만1000여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크게 ▲반려동물 식품(사료)·용품 등 제조산업 ▲의료산업 ▲반려동물생산업 ▲일반 서비스 산업 ▲교육·훈련 서비스 산업 등 총 5가지 산업군으로 분류된다. 이 중 신직업 창출과 창업을 선도하고 있는 분야로 일반 서비스 산업과 교육·훈련 서비스 산업이 주목되고 있다.

정호원 한국반려동물협회 이사는 "반려동물장례사 또는 행동교정사 등 신종 직업군이 계속 생겨나고 있지만, 이들 신생 업종 대부분은 아직까지 등록제나 신고제 같은 제도적 기준이 미비하다"며 "이같은 서비스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선진국 사례를 검토해 국내 환경에 맞는 제도적 기준 설정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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