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에 대한 링깃화 약세
환율상 이익보단 신뢰 구축 필요

[일간투데이 홍보영 기자] 말레이시아 링깃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원화에 대한 링깃화 약세가 두드러진다.

복덕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무역관은 "원화의 대 말레이시아 링깃화 환율이 지난 2월 24일자 기준으로 253.71원을 기록하면서, 2014년 4월 12일의 377.51원에 비해 32.8%나 떨어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링깃화 약세 원인으로 말레이시아 중앙은행 외환보유고가 강 달러 기조를 견뎌내기에 부족한 것을 꼽는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말 '역외시장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는 당장은 링깃화 가치를 안정시키는 듯 했지만, 해외투자자들을 위축시킨 형국이 됐다.

시장이 불안정할 때 NDF 규제가 개시되자 결국 시장의 신뢰가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복 무역관은 "NDF 규제가 실행됐을 때 자본계정 차단이라는 추가 억제책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한 뒤, "그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달러강세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링깃화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United Overseas Bank Ltd.는 "국제유가 인상에 힘입어 상반기 중 4.35링깃까지 가치가 회복될 것"으로 관측했다. 중앙은행에서도 실물경기를 고려할 때 링깃화 가치가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조치들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상황이 악화되면 링깃화 대 환율이 외환위기 때 수준인 4.8링깃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공존한다.

복 무역관은 "지난해 한국은행과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통화 스왑을 갱신한 상태"라며, "양국 통화 불안정성 해소와 교역금융으로의 활용가능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그는 "대 말레이시아 수출기업도 환율상의 이익을 내려고 하기 보다는 일정 수준으로 가격조정을 해주면서 거래선의 신뢰를 구축해 가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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