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4천만원 이하 계좌 수익 성과 인정 안해…7월 7천만원으로 상향
'벤자민' 출시로 구조조정 걱정…사측 "구조조정 계획無, 성과급정책 이행"

▲ 대신증권 명동 사옥. 사진=대신증권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대신증권이 올 초부터 고액 중심의 자산관리를 주문하면서 영업직원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총 자산 4000만원 이하인 고객들이 전부 본사 소관인 고객센터로 넘어가면서 실적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 기반의 AI서비스까지 등장하면서 추가 구조조정이 진행될까 긴장하고 있다.

9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인공지능 금융전문로봇인 '벤자민 서비스'를 출시해 지난달 20일부터 이를 이용해 개인 고객들에게 문의사항을 접수해 처리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1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채팅을 통해 365일 고객상담이 가능한 벤자민을 내놨다. 현재 벤자민의 지식수준은 계좌관리, 공인인증서, 공모주청약 등 간단한 업무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며, 향후 머신러닝을 통해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수준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가능할 정도로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노조 측과 일부 영업현장에서는 벤자민 출시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는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성과체계 변경과 연장선에 있다.

대신증권은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 5월경 영업점 성과급 체계를 변경, HNW고객(1억원 이상 고객) 유치시 고객보유자산에 따라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주식평가액이 1억원 이상이면 30만원을, 금융상품 5000만원~1억원이면 40만원, 금융상품 평가액 1억원 이상시 50만원이 각각 지급되지만 2년 이상 휴면계좌, 신규계좌, 외부유치계좌에만 적용돼 인센티브를 받기 까다로워졌다.

게다가 올 1월부터는 4000만원 미만(지방의 경우 2500만원) 고객 자산 계좌를 본사 고객감동센터로 이관토록 했다. 4000만원 미만 계좌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당연히 성과로 인정되지 않는다. 올 7월이면 7000만원(지방은 5000만원)미만 계좌도 고객감동센터로 넘어간다. 이 때문에 성과가 곧 연봉으로 직결되는 영업직에서는 당장 주머니사정부터 걱정하고 있다.

한 지점 영업직원은 "고객이 있어야 실적이 나오는데 일정금액 이하의 고객 수익은 인정해 주지 않으니까 그로인해 성과급은 지방이나 서울 지점 할것없이 줄었다"며 "4000만원 이하, 7000만원 이하 고객에서 나오는 수익 비중이 어느정도인지 관련해 회사로부터 정확한 자료를 받지 못했지만, 추정상 1억원 이상의 고액 자산 고객 비중은 10%도 안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어느 곳이나 인력을 감축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불만이 있더라도 다들 감내하고 다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벤자민까지 출시하면서 일부 영업직원들은 입지가 더 줄어들까 불안해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2014년에 이어 2016년, 두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2014년 기준 893명이었던 지점 직원은 지난해 799명으로 줄었다.

또 다른 지점 관계자는 "요즘 금융권 화두가 AI이기 때문에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런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시대의 흐름상 맞다"며 "그러 계좌금액을 제한한 상황에서 상담 인력을 대체할 만한 서비스를 출시해 불만 보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한편 대신증권 측은 벤자민 서비스 출시로 인한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한편, 7월 예정된 7000만원 이하 계좌 이관과 관련 노조 측과 재논의 또는 재검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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