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팀 홍보영 기자

[일간투데이 홍보영 기자] 요즘 취재를 하다보면, 대한민국 경제가 사면초가의 상황에 처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약 5개월간 질질 끌어왔던 국정농단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차기 대선까지 60여 일간 정권공백기를 지나야 한다.

정부의 최고 수장이 부재한 마당에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국가안보 역시 최악의 사태를 맞이했다.

정부가 부랴부랴 사드배치를 서둘렀지만, 이번에는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경제가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중국 내에 한국 콘텐츠나 연예인 출연 광고 송출 등을 금지하는 한한령이 선포된데 이어 한국 관광 금지조치가 시행됐다. 롯데마트 39곳이 영업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국내 경제 성장률은 올해도 2%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3년 연속 2%대의 저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데다, 생산인구는 감소하고 실업률은 늘어나고 있다는 암울한 소식도 들린다.

사드보복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EU 체제 붕괴 가능성은 수출의존적인 우리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기대를 걸어보자니, 미래 성장 동력이 취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상업화되기 위해서는 자본과 함께 제조업의 기초인 개념 설계능력이 요구된다. 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이 아이디어를 가시화하는 능력이다. 그런데 한국의 개념 설계능력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뒤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123층 롯데 월드 타워에 국내 기술이 하나도 적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언론 보도를 타면서 유명세를 탔다. 외성 측량, 외벽, 풍동 설계, 구조 설계 등 국내 최고층 빌딩에 적용된 기술은 모두 외국에서 빌려왔다. 우리나라는 조립만 한 셈이다.

이 설계능력이 오랜 시간에 걸친 시행착오와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를 통해 획득될 수 있다는 점은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이에 국민들의 간절한 시선이 차기 대선으로 쏠리고 있다. 침몰하고 있는 국가 외교‧정치, 안보, 경제를 구출해 낼 수 있는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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