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억 이상 고액자산가 수 21만8천명…2년 새 3만여명 증가
금융서비스부터 골프장 이용권·농촌체험까지…특화 서비스 고심

▲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수 추이(KB증권은 현대증권, KB투자증권 합산). 자료=각 사

[일간투데이 김수정 기자] '빅5' 증권사들이 고액 자산가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그동안 소액을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중개 중심의 영업을 통해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에 집중했다면, 이젠 1억원 이상의 고액을 맡기는 자산가로 고객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의 경우 한 곳에 자산을 묶어두기 보다는 분산투자를 하기 때문에 고객을 뺏길까 특화 서비스 제공에 고심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5개 증권사가 관리하는 '예탁자산 1억원 이상 고객수'는 21만8426명(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 제외)으로 집계됐다.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는 2014년 18만4947명에서 2년 새 3만여명이 늘었다.

이는 저금리 기조에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고액자산가들의 뭉칫돈이 증권사로 흘러들어오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전히 위탁 고객들 중 대부분이 소액투자자들이지만 고액자산가들의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증권사들은 고액자산가 유치를 위해 고객의 금융 전반을 챙기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내세우는 한편, 등급별 특화된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해 서비스 체질개선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기존 VIP고객들에게 제공하던 멤버십 서비스를 개선해 '프리미어 블루 멤버스'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시했다.

프리미어 블루 멤버스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종합 자산 관리, 제철 먹거리 정기배송, 프리미엄 기프트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전담 PB(Private Banker)를 중심으로 전문가 그룹이 고객에게 필요한 지역별·분야별 투자 솔루션을 제시하고, 세무와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의 컨설팅 제공한다. 또 연 3회 유명 산지 제철 먹거리를 배송하고, 호텔숙박권·골프장 무료 이용권 등 선물 중 선택해 원하는 날짜에 사용할 수 있는 기프트도 연 1회 제공한다.

NH투자증권은 2006년부터 총 자산기준으로 탑(10억), 골드(3억), 로얄(1억), 그린(3000만원), 블루(1000만원) 등 5개 등급으로 나눠 VIP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초청행사, 골프레슨, 놀촌 체험 캠프 등 특화 서시스를 제공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최상위에 해당하는 '톱' 등급 고객수는 1만293명으로 2014년 대비 22% 가량 증가했다.

삼성증권 SNI지점. 사진=삼성증권

삼성증권은 9만명에 달하는 1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 수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삼성증권은 예탁자산이 1억원 이상인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아너스클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문화공연 초청 및 할인 예매 서비스는 물론, 와인 갈라디너, 인문학 강연 초청 행사, 자녀커리어 개발 프로그램 초청, 삼성 리움(Leeum) 미술관 할인권, 호암미술관 할인권. 패밀리레스토랑 다이닝서비스 등의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30억원 이상의 자산가들은 SNI(Samsung & Investment) 지점에서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전담 점포는 'SNI호텔신라', 'SNI강남파이낸스센터', 'SNI코엑스인터컨티넨탈' 등 총 3곳이다. 본사 전문가컨설팅그룹이 전용 랩상품, 세무, 부동산, 가업승계 컨설팅 등 자산관리 전 분야 및 IB(투자은행)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KB증권은 '에이블 프리미어 멤버스(able premier members)'를 통해 VIP, 에이블 스타, WM 등 고객 등급별로 자산관리와 여행 및 쇼핑 등의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KB금융지주 계열사 통합 로열티 제도인 'KB스타클럽'도 운영하고 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는 VVIP 위탁 고객 전용 '카이로스 멤버스'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주요 혜택으로는 부동산·세무·법률 컨설팅, 전용 콜센터 지원 등이 있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VIP 고객을 위해 1대 1일 세무컨설팅을 제공하고, 테마투어·공연관람 등 문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대형화하려는 목적 중 하나가 종합 자산관리 컨설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며 "과거에는 수익을 중심으로 VIP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최근에는 수익은 기본이고, 고객 맞춤 금융컨설팅, 재무 상담 등 금융전반을 케어하는 것으로 바뀌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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