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정책 딜레마 직면하나

▲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3일 "이달 예정된 FOMC에서 목표가 예상에 부합한다면 금리 추가 조정이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간투데이 홍보영 기자] 올해 미국 기준금리가 꾸준히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6일 '2017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슈'란 보고서를 통해 "최근 미국 경제 회복세가 강화되고 있고 기준금리가 3개월 만에 추가 인상됐다"며, "연준 멤버들이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뒤 금융시장에서도 이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22일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FOMC) 1월 회의록에서 일부 의원은 "다음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피력했다.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3일 "이달 예정된 FOMC에서 목표가 예상에 부합한다면 금리 추가 조정이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미국의 미디어 그룹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지난 14일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FOMC의 금리인상 확률은 96%에 달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달러화 부채가 많은 신흥국의 금융을 압박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판단된다.

남아공, 러시아, 멕시코, 브라질, 한국 등 주요 신흥 13개국은 전체 부채 중에서 달러화 표시 부채 규모가 점차 증가해 지난해 3/4분기 2,229.4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외부 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남아공,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등 취약 5개국은 총부채 중 달러화 표시 부채 비중이 높아 달러화 강세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통화정책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현경연의 홍준표 연구위원은 "올해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3차례 정도 인상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 경우 국내 기준금리보다 미국 기준 금리가 더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성장 추세에 있는 한국의 기준금리는 당분간 동결을 유지할 것으로 추측된다.

그는 "올해 말까지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1.4% 수준까지 인상하고, 한국은행이 현재 1.25% 수준의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올 연말 한미 기준금리는 –0.15%p 정도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외국인 자금 유출 억제를 위한 기준금리 인상과 저성장‧가계부채 상환 부담 등을 극복하기 위한 인하 사이에서 정책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다.

홍 연구위원은 "신흥국의 금융 불안과 선진국의 정치 불안 등 대외 리스크에 대비하는 한편, 국내 통화정책의 경직성을 완화해 경기 회복을 이끌어야 한다"며, "정책을 조율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 기능을 회복해 일관된 재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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