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노조를 중심으로 내부에서 아직도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아 거부반응이 작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반발은 국민 일반의 호응을 얻기 어렵다. 오랜 기간 운위되던 ‘철밥통’ 공직 사회를 깨트리려는 데서 시작됐음을 이해해야 한다. 사리가 이렇기에 역대 정부도 엇비슷한 시도를 했었다. 정부는 공직사회의 일하는 분위기와 새 기풍을 진작시키기 위해 ‘공무원 성과연봉제’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공무원 보수체계 개편방안’에서 고위 공무원과 4급 과장급 이상에만 적용하던 성과연봉제를 2017년부터 5급 이상 모든 국가공무원에게 적용하기로 했다.
이때쯤이면 성과연봉제 적용 국가공무원은 현재 4.5%(6650명)에서 15.4%(2만2600명)로 늘어난다. 교원·경찰·군무원과 지방 공무원에게도 순차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공직사회에 경쟁 마인드를 불어넣기 위한 조치다. 제대로만 시행되면 기대되는 바 작지 않다. 하지만 공직사회 개혁은 말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계급이 아닌 직무·직책 기준으로 보수를 결정하고 차등화해 성과를 평가해 보수 측면에서 확실하게 차등을 두겠다는 것이다. 성과에 따른 제대로 된 보상이 없다면 연봉제 도입 성공은 언감생심이다. 조직원 모두가 인정할 만한 성과평가 툴이 필요하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따져 봐야 한다. 이런 결과가 빚어진 것은 정권이 바뀌고 수장이 바뀌면 개혁 구호가 흐지부지되고 만 탓이다. 성과연봉제 확대 발표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창의적이고 성실한 공직자가 우대 받는 제도의 정밀한 검토가 요청된다.
노조에 과도한 경쟁을 조장하는 정책은 지양돼야 하겠지만, 생산성 제고를 가볍게 보아서도 안 된다. 그렇다면 정치권은 ‘표’를 의식해 성과연봉제를 부정만 할 게 아니라, 다음 정부는 노조와 함께 사회적 대타협과 사회적 협치를 이행하는 새로운 민주주의 국가라는 비전 제시에 나서는 게 온당하다.
일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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